孫캠프 ‘386합류’ 변절이냐 대통합 정신이냐

▲ 우상호 의원은 孫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범여권 내부에 ‘386논쟁’이 불거졌다. 손학규 후보 캠프에 일부 ‘386세대’정치인들이 합류하자 범여권 후보진영 및 좌파성향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주축세력이었던 ‘386세대’의 정치권 진입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쟁에 이어 두 번째다.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10년 영화가 논란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참여를 반대하는 측은 개발독재와 군부독재 세력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과 민주화 주도세력이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미 지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손 캠프에는 386 출신들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대표적인 386 출신 우상호 의원이 손 캠프 대변인 합류를 공식화 함으로써 논란은 커질 조짐이다.

여전히 좌파 성향을 보이는 지역 386 출신 146명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에서 10여년을 호의호식했던 한 인사가 밀려나오자마자 그에게 ‘지지’를 보낸다 한다”며 “젊음도, 양심도, 정의도, 이름도 모두 내쳐버린 그들은 이제 ‘386’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과 함께 학생운동단체인 전대협 1기 의장 출신 이인영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우 의원의 합류에 충격을 받은 듯 “20년 우정이 상처를 받을 것 같다”며 조만간 정식 논평을 하겠다면서 직접적 언급을 자제했다.

계급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민노당 내에서는 “정치권 386들의 자살”이라는 극단적 주장도 제기됐다. 박용진 민노당 전 대변인은 “권력 금단 현상을 두려워하는 불나방의 마지막 몸부림일 뿐”이라며 “정치권 386들의 자살”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이미 탈당해 범여권 대통합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반론이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을 환영했던 모습과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배기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언제적 ‘386’인데 아직까지도 논쟁을 벌이냐”면서 “대통합에 함께한다는 차원에서 선택이 달랐던 사람들과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범여권의 정체성과 손학규 전 지사의 정체성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면서 “시민사회 운동진영의 ‘운동논리’의 비판에는 수긍할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의 비판은 (수긍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인제, 김부겸 의원 등도 과거 한나라당에 몸 담았던 분들이다”며 “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 없다가 한나라당 대선 진영에 막대한 피해를 준 손 전 지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검증’논란처럼 이번 386세대 의원들의 손 후보 지지를 둘러싼 논란이 대통합 불협화음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386논쟁’이 자칫 분열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386논쟁’에 대해 범여권 후보들의 손 전 지사에 대한 견제논리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386 출신으로 범민련 간부를 역임한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은 “이미 한나라당 출신이었던 이부영, 김영춘, 김부겸 의원 등이 열린당에 합류해 뿌리를 내린 상황”이라며 “이제 와서 때리는 것은 범여권 지지율 1등에 대한 타 후보들과 시민사회의 견제∙공격논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