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대표단, 북체제 선전지 관람 지나치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방북단이 북측의 체제과시용 관람에만 지나치게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 사회 특성상 모든 관람지가 수령과 연관이 되지만 노골적인 찬양 동원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3일 오전 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은 ‘김원균 명칭 평양음악대학’을 방문했다. 먼저 특별수행원들은 관람 전 김일성 사진과 평양음대의 건설과정이 담긴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들었다. “평양음대는 우리 장군님이…”는 식이다. 음악감상실에서는 수행단들의 방문에 맞춰 체제 선전용 노래가 미리 준비된 듯 흘러나왔다.

전날 노 대통령이 만수대의사당 내부 관람도 이와 유사하다. 안내인과 북측 기자단의 의사당 관람에 대한 연이은 소감 물음에 처음 노 대통령은 “좋다”고 짧게 말했다가 “다시 말해달라고요. (한참을 머뭇거리더니)굉장히 웅장하고 보기에 좋다”고 칭찬했다.

관람을 마친 이후 방명록엔 ‘인민 행복이 나오는 인민 주권의 전당’이라고 기록했다.

‘체제선전용’ 아리랑 공연 관람시 논란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을 비롯한 참가단은 관람을 이미 결정했지만, 평양에 비가 내리고 있어 관람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4일 오전으로 미뤄진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수’행사 장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기념식수’만 한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손님인 이상 끌려 다닐 수 있다. 이 경우 평양중앙식물원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의 상징인 김일성화실과 김정일화실을 관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북 우상화 선전에 직접 이용됐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북한 역시 “남조선의 대통령이 ‘불멸의 꽃’ 김정일화 온실을 관람했다”며 체제선전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대혁명전시관 내 중공업관 방문도 같은 경우다. 전시관에는 사상, 문화, 기술의 3대혁명기념탑을 비롯해 새기술기념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각 전시관들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이룩했다고 하는 창조물이 주를 이룬다. 당연히 김일성-김정일의 업적 알리기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권양숙 여사가 오전에 방문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역시 근대의 항일혁명사를 비롯한 권력 승계를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주체연호까지 사용하는 북한은 김일성 시대와 그 이후로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물론 김일성 시대가 가장 중요하다.

특별수행원들이 오후에 참관하게 되는 만수대창작사는 김정일이 종합적인 미술 창작기지로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고 혁명미술창작의 산실이라 부른다. 특히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에 앞장서는 곳이다.

노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대표들이 북측과의 원만한 회담 진행을 위한 일정한 관람 요청은 수용해야 하지만 선전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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