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평론가가 읽은 北소설 ‘황진이’

2004년 북한 소설로는 국내 처음으로 출간된 홍석중의 ’황진이’에 대해 남측 문학평론가들의 비평글을 실은 평론집 ’살아있는 신화, 황진이’(대훈)가 나왔다.

김재용 원광대 한국어문학부 교수가 엮은 책에는 홍석중의 황진이와 남측 작가들의 황진이를 비교 분석한 글을 포함 총 11편이 실렸다.

김 교수는 ’남과 북을 잇는 역사소설 황진이’라는 글에서 “홍석중이 남측 문학인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소설적 완성에서 보이는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때문이었다”며 “서울의 표준어와 평양의 문화어 어휘들이 한 작가의 작품 속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학평론가 오태호씨는 지금까지 북의 소설들이 보여줬던 ’공적 담론에 충실한 혁명적 사랑’이나 ’민중적 계급성’ 같은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을 극복한 ’관능의 표상’과 ’낭만의 화신’으로서 ’황진이’의 낭만성을 고찰했다.

이밖에 민충환 부천대 교수의 ’임꺽정과 홍석중 소설에 나타난 우리말’, 이상숙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의 ’역사소설 작가로서의 홍석중’ 등의 글이 실렸다.

책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일본에서 발간한 ’조국’ 3월호에 실린 홍석중과의 인터뷰 기사가 부록으로 실렸다.

작가는 “황진이와 ’놈이’라는 인간관계를 설정하고 그들 기생과 종, 천민들의 사랑 문제를 놓고 비인간적 지배와 불평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진정한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소설의 첫 머리를 뗄 때가 제일 힘이 들어 공포감이 든다고 해야 할지…. 모내기 때 논에 들어서는 심정”이라며 “창작에 들어서면 첫머리 떼는데 거의 대다수의 시간이 투하된다. 황진이를 쓸 때는 150번은 고쳐 썼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민족의 정통성 문제를 다룬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58쪽. 2만7천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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