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최종해법 수용 배경은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자금과 관련한 미국의 최종해법을 수용할 뜻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지난 10일 BDA최종해법을 제시한 뒤에도 묵묵부답으로 미국과 한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속을 태우던 북한은 사흘만인 13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우리의 해당 금융기관이 이번 (미 재무부) 발표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 곧 확인해보게 될 것”이라며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었을 때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BDA 자금을 손에 넣을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본 뒤 2.13합의에 따른 초기이행조치에 나서겠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사실상 미국의 최종해법을 받아들인 것이다.

북한이 고심 끝에 BDA 최종해법을 수용키로 한 것은 BDA 최종해법이 나오기까지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관계 정상화 의지에 대한 확신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BDA 최종해법을 부시 행정부의 ’큰 결단’으로 내부적인 평가를 했을 것이라는 것.

미국의 최종해법은 BDA에 묶인 자금을 불법.합법 계좌를 가리지 않고 전액 자유롭게 찾을 수 있게 함으로써 사실상 ’용처 제한’을 해제하는 대신 북한측이 막판에 요구해온 계좌이체문제는 북측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미국은 BDA자금이라는 작은 걸림돌에 걸려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의를 그르치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사실상 북한의 요구를 전부 수용, 2005년 9월 이전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백기투항’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도 “BDA 문제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며, 조선은 정치.군사적 대결 관계에 있는 조.미 두 나라가 과거의 대립점을 해소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문제로 보았다”며 북한이 BDA 해결을 통해 미국의 의지를 확인하려고 했음을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BDA자금을 찾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감함으로써 앞으로 핵문제 해결을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정치적 실익을 위한 길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계좌이체문제가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국제금융기관을 이용하는데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BDA 북한계좌나 명의를 앞으로 다시 이용할 생각이 없을 것이어서 일단 돈만 찾으면 그만인 셈이다.

거기에다 미국이 전부 양보한 최종해법마저 외면할 경우 6자회담 참가국과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BDA몽니로 가뜩이나 2.13합의 이행이 늦어지고 참가국들이 점차 지쳐가고 있는데다 BDA해법을 비롯해 부시 행정부의 변화된 대북정책을 못마땅해 하고 있는 네오콘 등 반대세력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계속 몽니를 부릴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은 절대 안된다’, ’양보하면 할수록 더욱 더 많은 것을 보상받으려 한다’는 등의 부정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BDA최종해법을 받아들인데는 앞으로 챙길 수 있는 경제적 실익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13합의에 따라 초기이행조치 이행에 들어가면 당장 중유 5만t의 지원과 함께 쌀 40만t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결국 북한은 BDA의 완벽한 해법을 주장하면서 미국의 최종해법을 거부할 경우 정치.외교.경제적으로 잃을 것이 더 많다는 판단에 따라 소탐대실 하지 않고 전격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