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식 금융제재에 이미 학습효과”

북한의 2차 실험 뒤 미국이 구상중인 대북 금융제재는 지난 2005년 미국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통한 금융제재의 학습효과 때문에 북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가 25일 전망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해거드 교수는 이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전문가회의에서 ‘북한의 정치경제: 전략적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뒤 기자와 만나 북한은 미국의 제재 영향력이 별로 미치지 않는 레바논이나 시리아 등 중동국가들과의 금융무역 관계를 이용해 미국의 제재를 비켜가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BDA 제재가 북한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여겨 다시 같은 형태의 금융제재를 생각하고 있지만, 북한도 이미 학습효과가 있어 마카오와 같이 제재에 취약한 은행 한 곳에 자금을 몰아 넣어 두는 실수를 두번 다시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제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도 무기금수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역시 북한의 대외교역에 별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해거드 교수는 주장하고 “북한은 이같은 제재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유엔 제재에 적극 동참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번 결의에서도 미국과 일본 등은 제재수위를 높이려 했지만 중국은 낮추려함으로써 결국 무기금수 부분에 국한됐다”고 상기시켰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해거드 교수는 “2006년 10월 북한의 제1차 핵실험 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따른 제재가 있었지만 북한의 대중교역에 별 영향이 없었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경제가 10년전에 비하면 많이 개방되긴 했으나 “개방이라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뤄졌고 시리아, 이란 등 중동지역과의 교역도 한국 코트라의 추정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최근 북한의 교역량중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북한이 중국의 경제식민지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년간 북한에 살았다는 한 중국 기자는 “1차 핵실험 뒤 제재에도 북중간 무역규모가 별로 안 줄어든 이유는 1718호가 사치품에 한해 제재를 가한 반면 북중무역은 일상생활 소비재들로 고급 사치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거드 교수는 “유엔 제재가 왜 효과적이지 않았는지에 대한 한가지 설명”이라고 동의하면서도 “한가지 다른 해석은 북한과 무역하는 사람들이 핵실험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제재가 전임 부시 행정부와 비슷해 우려된다”며 “지금은 북한을 어떻게 다시 협상 테이블로 유도할지의 문제가 아닌 채널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미국과 북한간 모든 채널이 닫혀 있고 북한의 뉴욕 유엔대표부 채널도 닫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문제를 활용, 대북 특사 파견으로 협상을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나 “북한을 배제한 5자회담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며 “북한이 6자회담이 끝났다고 말해도 6자회담을 만든 우리는 끝이라고 말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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