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회담 연기 의도와 전망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9일로 시작되는 주에 열릴 예정이던 제4차 6자회담 2단계회담을 내달 12일이 시작되는 주에 갖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북한은 내달 2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을지포커스렌즈(UFL)를 연기 이유로 꼽았다는 점에서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 해소의 중요성을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위협 등을 핵보유의 직접적인 이유로 거론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UFL을 걸어 6자회담을 연기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려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번 회담의 연기를 통해 향후 회담에서 협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파악된다.

제4차 6자회담 1단계회담에서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을 언급한 북한의 입장에서 UFL을 이유로 회담을 연기함으로써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제고하는데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여기에다 미국에 대해서도 6자회담 연기를 통해 군사훈련 자제와 대북인권특사 임명 등 ‘제도전복’ 중단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미국 길들이기’라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논평에서 “6자회담과 제도전복은 양립될 수 없다”며 “6자회담의 목표는 조선반도의 비핵화이고 그 기초는 어디까지나 회담 상대방의 자주권을 서로 존중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이같은 의도와 더불어 이번 회담 연기에는 북한내 군부 등 강경세력의 목소리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UFL을 비난하는 북한의 첫 반응이 판문점대표부를 통해 나온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한다.

또 조선중앙방송은 27일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위험한 전쟁연습’ 제목의 방송물에서 “미국의 오만한 행위는 우리 군대로 하여금 미국과의 대화에 기대를 가질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말해 UFL 연습기간 6자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 군부의 반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 연기라는 카드를 선택함으로써 6자회담의 판을 깨지는 않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측에 회담 연기 이유를 설명하고 회담 연기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도 이같은 북한의 조심스런 자세를 반영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국측에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기간에 6자회담에 나갈 수 없고 전쟁연습으로 나빠진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다고 보아지는 9월 중순에 가서 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데 대해 통지했다”며 “미국측도 이에 이해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제4차 6자회담에서 북.미 양자회담의 수시 개최 등 미국의 달라진 태도에 고무된 북한의 입장에서 굳이 분위기를 해치지는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해외인사들에게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백남순 외무상이 27일 방북한 칸타티 스파몽콘 태국 외무장관에게 핵무기 폐기 및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 의사를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UFL과 대북인권특사 임명을 회담 연기이유로 밝힌 북한의 언급은 액면 그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회담에 앞서 평화적 분위기를 요구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시급성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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