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4세대 사상교양 왜 강조하나

북한이 새해 들어 3, 4세대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1만2천여자에 달하는 장문의 정론을 게재, 혁명의 대를 잇는 데서 3세, 4세는 특별히 중요하다면서 이들 세대가 변질되면 1세, 2세가 개척하고 토대를 닦은 혁명위업을 훼손하고 북한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혁명의 1세가 고(故)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세대, 2세가 6.25전쟁과 전후 사회주의제도 수립에 기여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대라면 3세와 4세는 사실상 우리의 386세대와 이후 세대로 북한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앞서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우리 사회의 주력을 이루는 혁명의 3세, 4세들을 정치사상적으로 준비시켜 일심단결의 대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64회 생일(2.16) 기념 중앙보고대회 등 기회마다 이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당국이 3세, 4세의 사상교육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이들의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북한의 1세, 2세는 일제 식민통치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개인 보다 체제와 이념을 먼저 생각했고 경제난 속에서도 본격적인 변화를 두려워 하면서 개인의 삶보다 체제에 대한 헌신을 우선했다.

그러나 항일투쟁과 6.25전쟁을 겪지 못한 3세, 4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으면서 체제와 이념에 앞서 개인의 삶을 중시하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하는 세대다.

더욱이 7.1경제관리 개선 조치 등 부분적인 시장경제 요소의 도입으로 외부 문물의 영입이 불가피한 가운데서도 ’신사고’와 ’실리주의’를 위해서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젊은 세대의 대대적인 영입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기성세대의 이념을 고수하면서도 경제난 타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개혁을 과감히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젊은 세대에 대한 사상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노동신문이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원인을 거론하면서 “3세, 4세가 잘 준비되면 오늘은 어려워도 밝은 내일을 내다보며 웃을 수 있지만 3세, 4세 문제가 걸렸다면 오늘은 물질적으로 흥한다 하더라도 내일엔 울어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에서도 북한의 이 같은 우려를 엿볼 수 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난을 겪으면서 북한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이념보다 돈의 가치를 최고로 여기는 등 체제 이완 현상이 만연해 있다”며 “3세, 4세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화해 체제를 고수하는 것은 북한당국이 직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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