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代 부자세습 암시···‘여명이 밝아온다’”

북한의 핵심지도부 내에서 후계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문제조사연구소의 이기동 남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북한의 권력구조 진단과 변화 전망’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북핵문제와 대북제재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일성-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의 교훈도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서라도 후계문제를 미리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지금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지도력에 대한 선전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역사적으로 후계문제는 후계군의 나이보다는 현임자의 나이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후계문제에 대한 전망=2000년 이후 6년간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사설과 정론을 분석한 이 센터장은 “북한은 지난 7월 이후 ‘강성대국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는 김정일의 표현을 거의 모든 사설과 정론에서 취급하고 있다”며 미사일 발사 이후 사용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 ‘여명’이란 표현을 주목했다.

이 센터장은 “‘강성대국의 여명(黎明)’이라는 표현을 후계구도와 관련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면서 “‘여명’이라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서 새로운 시대란 단순히 강성대국의 달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태양’, 즉 후계자가 떠오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신문 사설과 정론에 등장한 이 단어의 빈도를 보면 2000~2005년 매년 9~36회 사용되는 데 그쳤던 것이 올해 들어 324회(10월 말 현재)나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 사용 횟수를 살펴보면 6월까지 10회 미만이었다가 미사일을 발사한 7월 39회에서 8월 40회→9월 101회→10월 128회로 급증했다.

이 센터장은 또 “‘혁명의 수뇌부’라는 표현에서 미세한 변화가 발견된다”며 “원래 북한은 ‘천만군민의 심장=혁명의 수뇌부는 김정일동지이시다’라고 해서 혁명의 수뇌부는 곧 김정일이라는 단수호칭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6년 년 들어서는 ‘대를 이어’라는 혁명의 계승을 의미하는 표현을 사용할 때도 혁명의 수뇌부가 자주 등장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혁명의 수뇌부는 후계구도와의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추측케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김정일은 누구?=김정일 이후의 후계구도를 전망할 때 가장 주요한 관심사는 ‘3대 부자세습이 이루어 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최근 북한 공식 문헌을 살펴보면 김일성과 김정일의 10대 당시의 영웅담을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은 혁명을 하는 데서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십대 청년의 혁명적 영웅담에 대한 강조는 3대 부자세습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김정일은 후계군의 범주로 무엇보다 혈연 및 지도력을 포함한 능력을 필요충분조건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혈연으로 따지면 아들 중의 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력으로 보자면 당‧정‧군내에 있는 김정일의 핵심 측근 중의 한사람”이라고 말해 제 3의 인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들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혈연에 기초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다”면서 “혈연관계이면서도 지도력 있는 인물군은 상당히 제한적인데 대표적으로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트 김정일 체제로 집단지도체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며 “집단지도체제는 포스트 김정일 이후 후계문제를 둘러싼 권력투쟁을 불식하고 정국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김정일 사후 권력엘리트간의 권력독점투쟁은 결국 권력구조의 파탄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계산을 해보아도 부자세습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부자세습이 갖고 있는 한계, 즉 후계군들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과 장군이 아니라는 점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북한에서는 ‘인민의 운명은 장군형의 수령만이 책임지고 빛낼 수 있다’며 군부 지도자를 강조하지만 김정일의 경우도 ‘그이께서는 날 때부터 장군이시었다’는 선전 문구를 통해 그랬던 것처럼 얼마든지 상징조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계자에게 장군에 맞는 상징적 옷을 입히는 노력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후계문제를 마냥 미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동 박사 논문 전문바로가기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