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4선언’ ARF의장성명 활용할 듯

북한은 24일 끝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의장성명에 “10.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의 지속적인 발전에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대목을 포함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이를 10.4선언에 대한 국제적 지지로 내세우며 남한 정부의 이행을 요구하는 근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래 각종 국제회의는 남북의 공조무대로 활용돼 왔으나, 이번 ARF는 냉전시대 남북간 ’외교전’이 재연됐다는 말을 들을 만큼 남북간 팽팽한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

우리 정부가 회의 시작전부터 이번 회의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을 밝힌 데 대해 북한은 우리 정부가 계승의지 표명을 부담스러워 하는 ’10.4선언’을 대응카드로 내놓아 북한 입장에선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의장성명은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그 결과물인 10.4선언을 주목한다”며 “10.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의 지속적인 발전에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10.4선언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남북 당국간 대화의 재개조건으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입장에 대한 명확한 표명을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에 큰 호재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금강산 피살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라는 주문도 받음으로써 우리 정부의 공동조사 요구 등에 어떤 형태로든 응해야 하는 부담도 안았다.

북한이 10.4선언과 관련해 ARF 의장성명을 내세운다면 금강산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서 의장성명의 ’해결’ 주문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장성명은 “참가국 장관들은 금강산 피살사건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이 사건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했다”고 담았다.

북한은 핵신고와 검증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북미관계가 진전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 회의 시작전부터 각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음으로써 주가를 높이기도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비공식 6자 외교장관 회담의 시작 무렵 박의춘 외무상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하고 회담 말미에도 박 외무상의 손을 맞잡았으며, 회담 후 박 외무상에게 다가가 북핵 검증합의의 완벽한 이행을 강조하고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측과 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박 외무상은 유명환 장관외에 다른 참가국 외교장관들과도 잠깐씩 만나 양자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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