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대 바둑고수 바람

“조선(북한)에서 소년급, 청년급 바둑쟁이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24~30일 평양 청춘거리 ‘태권도전당’에서 열린 제11차 ‘정일봉상’ 전국태권도선수권대회 바둑경기가 “신진선수들의 대두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최근 바둑 대중화에 힘쓰는 동시에 유치원부터 바둑을 통한 지능교육을 강조해온 결과 10대, 20대 유망주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5~26세 바둑선수 130명이 출전, 지난해 75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대회장은 소학생(7~11세)으로 보이는 선수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여자선수도 35%에 달했다고 한다. 박호길(24), 조대원(20), 조새별(26), 박철만(20), 리광혁(21) 등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20대 유망주도 참가했다.

공식 회원 3천명 정도인 북한 바둑협회의 리봉일 감독은 “최근 전국적 범위에서 바둑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청소년들 속에서 현저한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예들이 늘어나자 올해 대회에서는 지난해까지 청년급(10세 이상), 소년급, 남녀 및 등급별로 나눠 진행하던 방식 대신 “모든 선수들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 똑같이 기회를 줬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나이, 성별, 실력에 관계없이 모든 참가자가 10번의 대국 기회를 갖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평안남도 류림(14) 선수가 대회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국제아마추어 선수권에서 2, 3위에 올랐던 여섯살 연상의 조대원 선수를 이기는 이변을 일으키고 7승3패로 17위를 기록했다.

“매우 침착하다”는 평을 받는다는 류 선수는 7세에 할아버지의 권유로 바둑계에 입문해 6개월만에 바둑원 소년급 경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현재 바둑협회에서 마련한 합숙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 1, 2위는 함께 9승1패의 성적을 거둔 함경남도 리광혁 선수와 평양시 박호길 선수였다. 박 선수는 리 선수에게 이겼지만 8승2패로 3위에 오른 함경남도 리영진(19) 선수에는 져 점수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신문은 리영진 선수도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무명의 실력자”였다며 대회 10위권에 든 선수중 4위 김성원(16), 6위 차정혁(16), 8위 로진아(15.여), 10위 리수림(17) 등 4명은 10대였으며, 여자선수는 로진아 선수와 9위 조새별 선수 2명이었다.

이밖에 7살의 임금룡(평양)군은 바둑돌을 처음 쥔 지 8개월 정도이지만 3단에 맞먹는 실력으로 5승의 전적을 남겼다. 8살 양일웅(평안북도)군도 같은 성적을 거뒀다.

우승자 리광혁 선수는 북한 선수들이 아직 이루지 못한 국제 아마추어선수권 우승이 목표라면서 “바둑을 시작할 때 부모님이 반대했는데 앞으로 경기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청소년이 참가할 수 있는 전역 규모의 바둑대회는 이번 ‘정일봉상’ 대회 외에도 봄에 열리는 기술혁신대회와 가을의 ‘9월10일상’ 대회가 있다.

이번 ‘정일봉상’ 대회에서는 도(道) 대표들이 참가하는 첫 단체전이 열려 평양시가 우승했고, 내년 7월에는 청소년과 일반인의 단.급수 심사를 위한 전국 규모의 경기대회가 예정돼 있어 북한의 ‘바둑 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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