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후계싸움 가시화되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북한 권력내부의 암투가 가시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이던 김 위원장의 장남 정남(33)은 그의 권력승계를 우려한 이복동생 정철(23)과 정운(20)의 주변세력에 의해 암살위기에 처했으나 현지 정보기관의 보호로 이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에 대한 암살계획은 김 위원장 몰래 추진된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동당 작전부 소속 공작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 작전부는 남한과 해외 등에서 파괴 등의 공작을 전담하는 부서로 김 위원장의 측근인 오극렬 부장이 이끌고 있으며 오 부장의 차남인 오세현씨도 이 부서의 공작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북한권부내 2인자로 자리 잡았던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정철·정운 형제 중 한명을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옹립하려는 세력에 밀려 ‘업무정지’ 처벌을 받고 사실상 숙청위기에 처해있다.

최룡수 전 인민보안상, 지재룡 전 당 국제부 부부장 등 장 제1부부장의 측근은 대부분 숙청됐으며 장 제1부부장이 관장해왔던 노동당 행정부(사법·검찰·인민보안성담당) 전체가 업무중단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계구도를 둘러싼 이같은 다툼은 김 위원장의 부인으로 사실상 북한 퍼스트 레이디였던 고영희씨가 지난 6월께 사망하면서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내부 다툼에도 불구하고 후계문제에 결정권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은 아직까지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아들 중 후계자로 주목되고 있는 고(故) 성혜림씨의 소생인 장남 정남, 고(故) 고영희씨의 소생인 차남 정철과 삼남 정운은 모두 어머니를 여의었다는 공통점에서 후계자 지명 가능성은 동등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남은 이혼녀의 아들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남인데다 30대이고 정치적 감각과 국제적 마인드도 뛰어나 이복동생 세력의 견제를 받는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주장이다.

정철과 정운은 고영희씨가 사망하기 전까지만 해도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그가 생존해 있었다면 후계구도를 둘러싼 암투가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고씨가 생존 당시 자신의 소생을 후계자로 옹립하기 위해 많은 세력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을 때와 달리 구심력이 떨어져 힘이 약화될 여지가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정철과 정운이 아직 20대 초반인데다 북한내에서 아무런 직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당사자들은 물론 그의 지지세력을 불안하고 성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향후 북한내부에서 후계구도를 둘러싼 권력싸움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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