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상상봉센터 건설비 ‘37억’ 행방은?

평양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 건설을 위해 작년 우리 정부가 북한에 37억 원 상당의 현금과 건축자재 등을 제공했으나 최근까지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지난해 정부는 대북 현금 지원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상봉 인프라 부족을 해소해 줌으로써 상봉기회 확대 및 정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명목으로 현금 40만 달러(4억 원)를 포함해 설비 자재(31억 원 상당)와 차량(버스 10대, 승용차 6대) 등 총 37.7억 원 상당을 제공했다.

당시 주무 부서였던 통일부는 대북 현금 지원에 합의한 것과 관련, “화상상봉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LCD 모니터와 컴퓨터 등 각종 장비가 미국 국내법인수출관리규정(EAR)에 저촉돼 직접 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AR는 미국이 지정한 북한을 비롯한 테러지원국에 미국의 장비나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물자의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LCD 모니터와 컴퓨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반입 금지 물품이어도 미국의 승인을 받으면 직접 물품을 구입해 지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편법지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와 함께, 2006년 6월 작성된 합의문에는 ‘북측은 남측이 제공한 차량, 물품구입 비용, 설비자재의 구체적 사용 내역을 남측에 통보하며 남측 인원의 화상상봉센터 현장 방문을 보장한다’고 명시했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는 유용 가능성을 일축했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 물자 및 비용이 적절하게 사용됐는지를 점검할 것”이라는 장담도 빼놓지 않았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측에 제공한 현금과 설비자재 등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우리 측은 협의과정에서 북측에 설비자재 등 제공 등에 따른 투명성 확보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었다”며 “그러나 북측으로부터 공사 진척상황 등의 명확한 통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초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방북했을 때도 화상상봉센터 건립부지라며 빈 땅만 보여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측이 현금과 건축자재를 다른 용도로 전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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