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교 ‘이중간첩’ 문제 심각해 대대적 체포·조사”

최근 북한에서 화교(華僑) 100여명 체포된 것과 관련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부와 연계를 갖고 각종 이권(利權)사업을 하고 있는 화교들이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들에 대한 체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단둥에 체류중인 대북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화교들중에 깨끗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특히 일부 화교들은 국가안전보위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돈을 벌고 있다”면서 “특히 이권사업을 크게 하는 화교 같은 경우 보위부와 협력을 하는데, 이들 중 간첩이 있다는 내부 밀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북한 내부 정보를 비교적 상세히 알고 있는 화교들이 언제든지 돌변해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북한 당국이 갖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일부 화교들은 이중간첩으로 북한 보위부에 협조하면서 남한 공안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는 첩보를 북한 당국이 입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은 중국과 북한을 비교적 쉽게 왕래할 수 있는 화교들이 남쪽(한국)과의 접촉이 잦은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은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부에 좋지 않은 이야기가 밖으로 새나가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이참에 화교들을 다 잡아들여 본때를 보이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경북도 내부 소식통도 이날 “함경북도 회령 지역에서는 이번 가을부터 화교들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면서 “그동안 (당국이) 이들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는데, 아무래도 정보 유출과 같은 간첩 행위에 대한 꼬투리를 잡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데일리NK는 지난해 4월 북한이 최근 기독교를 주민들에게 소개했다는 이유로 중국에 있던 화교 2명을 유인·납치해 평양으로 송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북한, 中에 있던 화교 2명 유인해 평양으로 끌고가”)

또한 북한 전역에서 돈주(신흥부유층) 행세를 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이 같은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식통은 “화교들은 10t 트럭을 2, 3대 보유하면서 일명 ‘큰손’으로 통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달리기 장사꾼들은 항상 화교들 집 앞에 대기하고 있고, 일부 주민들이 ‘소왕국’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김정은은 이들의 주민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우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화교들은 공공연히 가정부를 부리는 경우도 많이 있고, 자녀들은 모두 중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등 돈 문제에 대해서는 ‘입김이 센’ 사람들”이라면서 “김정은은 이런 존재를 가만히 두면 주민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아니라고 하면 더 사실이라는 점이 부각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갑자기 연락이 잘 되지 않은 화교들이 많아 중국 내에서도 이와 같은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떠들썩하게 하면 향후 중국과 석방관련 협상할 때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향후 북한은 이 사건을 공개하지도 않을 것이고, 정식 재판은 못하고 조용히 처리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화교들에게 실토하게 한 다음 강제 추방 형식으로 문제해결을 꾀하려고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향후 북중 관계에 대한 그는 “양측이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도 ‘우리가 처리할 테니 빨리 넘겨라’ 수준으로 무마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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