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확산 의혹에 신속·적극 대응

북한 외무성이 부시 미 행정부 일각에서 제기하는 시리아와의 핵협조설을 전면 부인하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임과 핵비확산 입장을 재천명하는 계기로 활용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18일 “(시리아와) 비밀 핵협조설은 6자회담과 조(북).미관계의 전진을 달가워하지 않는 불순세력들이 또 다시 꾸며낸 서툰 음모일 뿐”이라며 “우리는 이미 2006년 10월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서 핵이전을 철저히 불허할 것이라는 데 대해 엄숙히 천명했고 그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시리아와의 핵협조설에 대해 비교적 신속하게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은 뉴욕 타임스의 첫 보도로 시작된 이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기미를 조기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12일 뉴욕 타임스가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제기한 핵협조설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시리아간 대립과 존 볼턴 전 미 유엔대사 등 강경파의 입을 통해 사실처럼 굳어져 갔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과 시리아가 핵 프로그램에 “협력하고 있다면”이라고 가정법을 사용해 “진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가정법적 전제보다도 후자에 눈길을 쏠리게 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의혹 증폭엔 그동안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북한이 핵물질의 제3자 이관 가능성을 위협했었다는 게 정설처럼 알려진 것도 한몫 했다.

북한은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이달 초 제네바 북.미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조율된 연내 불능화와 테러지원국 해제 합의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핵 비확산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함으로써,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북한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차단하겠다는 뜻도 신속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입장 표명에 담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미 작년 10월 핵실험을 예고하면서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 비확산 분야에서 국제사회 앞에 지닌 자기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북한은 또 핵실험 이후 열린 6자회담 등의 과정에서도 핵비확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실험 후 북한이 비확산 입장을 공개 천명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운반수단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핵물질이나 핵무기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확산 문제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최대 우려 사안이다.

북한의 핵확산은 미국의 인내 한도인 ’금지선(red-line)’을 넘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시리아에 핵물질을 이전했다면 북한이 그동안 핵개발의 이유로 주장해온 ’미국의 압박정책에 대한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자칫 미국의 군사행동까지 부를 수도 있는 사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그동안 핵개발의 이유를 자위적 억제력의 보유라고 주장하면서 핵비확산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며 “핵확산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제기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가 핵보유를 추구하고 있다는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조 주장은 근거없는 이야기”라며 “북한이 미국과 해빙 국면에서 핵확산이라는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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