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반도전쟁, 南 21조204억4천만달러 손실”

최근 들어 북한매체에 ‘선군복’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선군복(先軍福)이 무엇일까. 문자 그대로 ‘인민들이 장군님의 선군정치 복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웃기는 말인데, 북한에서는 ‘수령복’ ‘장군복’ 등의 용어가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다. ‘선군복’은 세번째 만든 용어로, 미사일 사태 이후 처음 등장하여 주목되고 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3일 ‘선군정치 고맙습니다’와 21일자 ‘온 겨레가 누리는 선군복’이라는 글에서 “남한주민들이 선군정치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기사 ‘선군 정치 고맙습니다’는 “남녘동포들은 ‘선군’이란 말만 들어도 마음이 든든해지고 배짱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하고, “특히 실업가(기업인)들은 ‘우리 모두는 김정일 영도자님께 감사의 큰절을 올려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한다”고 주장했다. 선군복 때문에 투자가 안전하다는 궤변이다.

21일자 ‘온 겨레가 누리는 선군복’에서는 “미국과 이남(남한) 군사전문가들이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경우 총 손실액을 대략 21조 204억 4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95년부터 2004년까지 남북경협의 총액을 대략 9억 달러로 보면 남한은 그 지원액의 몇 만 배나 되는 ‘선군의 덕’을 본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사는 “남한 국민들은 자기의 생명을 지켜주는 선군정치를 응당 고맙게 생각하며 그에 보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선군복은 차별이 없다. 선군이 베푸는 평화의 복은 삼천리 강토에 골고루 비쳐들고, 7천만 모두에게 안겨든다”고 주장했다. 읽기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을 추지할 수 있는 뉘앙스이기도 하다.

‘선군복’, ‘수령복’ ‘장군복’에 이어 세번째 우상화선전

북한이 주장하는 ‘선군복’은 90년대 북한주민들 속에 퍼졌던 ‘수령복’ ‘장군복’에 이어 세 번째 우상화 선전이다. 수령복은 김일성을 잘 만나 누리는 행복을 뜻하고, 장군복은 김정일을 모심으로써 누리는 북한주민들의 행복을 의미한다.

‘수령복’과 ‘장군복’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93년 북송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가 김정일을 찬양해 쓴 장편수기에서부터 비롯됐다. 93년 1차 핵위기때 미국의 영변 핵단지에 대한 ‘제한폭격설’을 준전시 선포와 같은 강경입장으로 대처하고,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낸 김정일의 ‘외교승리’를 칭송한 것이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대대로 수령복, 장군복을 누리는 우리 인민이야말로 복된 행운아”라고 선전해왔다.

그러나 사실 김정일을 만난 것은 북한주민들의 최대 불행이다. 김정일 체제가 들어서면서 북한경제는 곤두박질쳤고, 핵과 미사일 제조에 경제예산의 대부분을 탕진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다.

누가 들어도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남한주민들을 향해 ‘선군복’을 인정하라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수령복’ ‘장군복’의 그늘 아래 죽어가는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남한까지 연장해보려는 속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선전가들은 김정일 우상화 구호 창조에 아주 민감하다. 김정일의 입맛에 맞는 선전구호 창조가 곧 충실성 표현으로 되기 때문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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