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올해 유난히 퇴비전투 동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년에는 “여맹이나 인민반, 그리고 직장단위로 연(年) 과제를 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매일 점검을 하며 하루 과제량 채우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상급조직에서는 ‘예년처럼 퇴비확인서로 넘어갈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퇴비 절도로 인한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간부들에 대한 퇴비전투 독려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양강도에서는 “당과 행정기관은 물론이고 사법기관 간부들까지 1인 당 하루에 100kg의 퇴비를 생산”해야 했습니다. 예년에는 3, 4일 정도 얼굴만 비치고 빠지던 간부들이 올해는 20일 동안 현장에서 퇴비생산을 하느라 지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물론, 간부들에 대한 퇴비 전투에 대해서만은 주민들도 환영하는 눈치입니다. “사법기관의 조사나 취조를 받았던 일부 주민들은 ‘권력으로 주민들에게 호통을 치던 보안원, 보위원, 검찰일꾼들도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거들먹거리며 어디서 뇌물 받을까 하는 궁리만 하던 그들(권력기관)이 콧물눈물 떨구며 퇴비운반을 하는 것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는 주민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온 나라 주민을 퇴비전투에 동원하는 낡은 방식으로 농업생산에서 혁명을 일으킬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당국이 퇴비 전투를 독려하자, “주민들은 알짜(인분)퇴비는 모두 개인 뙈기밭(소토지)에 내가고 퇴비전투 과제는 삼분(가축배설물)이나 부식토, 니탄 등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집단농장제도 아래서는 아무리 노력동원을 독려해도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급이 끊겨 수백만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의 비극은 사회주의 협동농장제도의 실패를 명백히 증명해주었습니다. 당국은 철지난 퇴비전투 놀음을 즉각 증단하고, 농업생산을 가로막고 있는 근본제도부터 바꿔야 합니다. 낡고 비생상적인 협동농장제를 생산성이 검증된 개인농업제로 바꾸는 과감한 농업개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