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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19대 대선 개입을 노리고 친북사이트 및 SNS(사회관계망)을 적극 활용할 뿐만 아니라, 대북 선제타격론 등 전쟁 공포를 부추겨 ‘평화 갈망표’를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17일 ‘한국의 대선과 북한의 대남정치공작’ 제하 세미나에서 “북한이 반제민전(反帝民戰, 반제민족민주전선) 웹사이트인 ‘구국전선’ 뿐만 아니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등 160여 개의 친북사이트를 적극 활용하여 이미 선거투쟁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유 원장은 “북한이 지난 11일 반제민전의 ‘도로 박근혜 정권을 만들려는 신파극’이란 논평을 통해 (한국 내) 3개 특정 정당을 거론하며 보수 진영을 비난했다”면서 “반면 다른 특정 후보에 대해서는 전혀 비방하지 않으며 민주 개혁세력을 당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올해 초부터 노동신문 및 친북 사이트 등을 통해 前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을 비방하는 글을 게재하며 선거투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원장은 또 “북한이 선거투쟁지침을 통일전선부 소속 반제민전과 비합법 간첩공작을 담당하는 문화교류국(구 225국) 등을 통해 특정 후보의 낙선·당선을 국내 종북 진영에 하달하며 선거투쟁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식(式) 선거투쟁공작이 다변화 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했다. 유 원장은 특히 2011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진보정당에게 직접 선거자금을 지원한 왕재산 간첩단사건을 북한 대선 개입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아울러 유 원장은 북한 통일전선부와 정찰총국 해외정보국 등이 한국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공작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 원장은 “통상 재외국민 투표율이 70%를 상회하는데, 이들에 대한 북한의 선거개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이 이번 19대 대선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론’을 역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의 대선 구도를 ‘평화세력 대(對) 전쟁세력’으로 나누고,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 등의 전쟁 공포 위협으로 ‘평화 갈망표’를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전쟁-평화 구도’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각에선 북한의 무모한 군사도발이 유권자들의 잠재된 안보 의식을 결집시켜 역효과를 낼 것이라 전망하나, 북한은 편익 분석을 마쳤다. 전쟁 공포 위협으로 인한 ‘평화안정 갈망표’를 유도할 것이라 자신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북한의 대선 개입공작이 노골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원장은 “북한이 (한국) 선거공간에서 전쟁공포를 확산할 목적으로 자행할 수 있는 제한적 군사도발에 대한 사전대비와 단호한 응징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정부가 선거정국 안정이란 명분으로 전쟁확산 및 사회혼란 등을 우려해 북한의 도발에 ‘소극적’ 대응한다면, 더 큰 안보위협과 북한의 대남선거공작에 말려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조작한) 유언비어가 SNS 등 사이버 공간에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이버공간을 활용한 북한의 대선전술을 차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아베 일본 총리 등이 집권한 소위 ‘스트롱맨 시대’ 한 가운데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권력공백기에서 치르는 대선은 여태 유래가 없었다”면서 “다음의 한국 리더십이 어떤 안보관을 가졌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송대성 건국대 초빙교수의 사회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과 김용삼 전 월간조선 편집장,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이 발제를 맡고,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강규형 명지대 교수,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