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염병 방역체계 ‘구멍’

북한이 27일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 관계자 말을 인용, “최근 하당닭공장을 비롯한 2-3개 닭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면서 “닭공장들에서는 감염된 수십만 마리의 닭을 매몰ㆍ소각했으며 전문기관 일꾼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조류독감 비루스(바이러스)를 박멸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금까지 전염병 발생 사실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내각 사무국, 농업성, 보건성 등 여러 중앙기관의 책임간부로 구성된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를 중심으로 조류독감 예방사업을 펴왔다.

이 위원회에는 상무조(대책반)가 설치돼 있고 각 도ㆍ시ㆍ군에도 수의방역위원회가 구성돼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중앙통신도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는 조류독감 현상이 나타난 즉시 비상대책을 세우고 다른 닭공장을 비롯한 가금공장에 퍼지지 않도록 수의방역사업을 짜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최근까지도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 중앙과 지방의 위생방역소 등의 주도로 수의방역사업을 강화,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조류독감 발생 지역에서 반입하는 가금류와 관련 제품을 일일이 검역하는 동시에 국경과 공항, 항만 등 외국과 교류가 빈번한 지점은 물론 군사분계선 지역에까지 감시활동을 펴왔다.

심지어 조류독감을 옮길 수 있는 철새의 이동까지 감시ㆍ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해 왔다.

이런 철저한 예방사업에도 불구, 수도 평양의 대규모 닭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수십만 마리의 닭을 폐기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와 조류독감 예방을 위한 교류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난에다 보건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위생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기 어렵다.

더욱이 전염병이 유입돼 확산될 경우 이를 차단하고 퇴치할 만한 전문 인력이나 첨단장비도 부족하다.

북한이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공개한 것도 내부 방역체계에 한계가 있으며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자인한 셈이다.

현재로선 전염병 발생 후 폐기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중앙통신은 “농업성과 보건성을 비롯한 해당 부문 일꾼이 조류독감의 발생과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진을 쳐놓았으며 이 사업에 광범위하게 군중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을 뿐이다.

통일연구원 북한경제연구센터의 김영윤 소장은 “북한 보건당국이 조류독감 확산을 과학적으로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조기 진화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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