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체 라면 공장, 외부지원 때문에 망할 수 있어”

`북한에서 외부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라면공장이 북한이 자체 운영하는 라면공장을 망하게 할 수 있다’

북한에서 결핵퇴치 사업을 펴고 있는 유진벨재단의 스테판 린튼(58.한국명 인세반) 대표는 9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가 호암교수회관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비정부기구(NGO)들이 대북지원 활동을 할 때 “머리를 쓰지 않으면 상징적인 것에 그치거나 비효율적인 지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례를 들었다.

린튼 대표는 “돈을 잘못 쓰다가는 오히려 (북한의)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무턱대고 지원을 할 것이 아니라 주도면밀하게, 현지의 사정을 이해하고 지원해야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라면공장과 외부 민간단체의 무상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라면공장을 비교 사례로 들면서, 외부 지원을 받는 공장은 운영비가 안 들기 때문에 값싼 라면을 공급할 수 있지만 그 대신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라면공장의 가격 경쟁력을 앗아가 부도를 내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경제를 개발하겠다는 NGO가 자체적으로 해보겠다는 사람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무작정’ 지원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

10년 넘게 남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대북 의료지원 사업을 펴온 린튼 대표는 “대북사업을 하는 민간단체들은 마음은 뜨겁더라도 머리는 차가워야 한다”며 `따뜻한 마음과 냉철한 머리’를 역설했다.

그는 또 “(민간단체들이 모금한) 남의 돈으로 친구를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친선대사가 아니다” , “대접으로 친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망상”이라는 등의 말로 대북사업에서 `돈’보다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화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묘한 인간관계에서 싹튼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이와 함께 민간단체들이 북한의 지원요구에 인정에 이끌려 이것저것 약속해놓고 이행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도 꼬집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이 (남한 사람들은) 약속은 산더미같이 많이 하는데 실천은 약하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북한 사람과 상대할 때 약속을 안 지키면 빗나가는 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단체들이 북한측과 상대할 때 무책임하게 이런저런 지원약속을 하는 행태에 대해 “자선사업의 문화가 깊지 않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처럼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에게 다 해주려는 마음으로 자선사업을 생각하는 경향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하면서 “그런 식의 자선사업을 하면 북한 사람과 인간관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국제기구 및 NGO가 보는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의 토론에는 제니스 린 마셜 유엔고등난민판무관(UNHCR) 서울사무소 대표, 에드워드 리드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사라 콜 한스자이델재단 수석연구원 등이 참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