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유화자세…남북관계 개선될까

남북 당국간 회담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듯

북한이 8일 조류독감 장비.약품 지원을 남측에 요청한데 이어 산불진화를 위한 소방헬기의 비무장지대(DMZ)내 진입을 허용한 것을계기로 작년 7월이후 막혀있던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북한의 국가수의방역위원회는 남측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앞으로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조류독감이 지난 2월 25일 발생했고 원인은 H7 바이러스였고 병에 걸렸거나 의심되는 닭 21만여마리를 모두 매몰 처리했다고 밝혔다.

남측이 지난달 29일 조류독감 지원을 위해 정보제공을 요청한데 대해 비교적 성실한 답변을 보내왔다는 것이 정부측 평가로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검역원측은 북측이 이날 제공한 정보 정도면 약품과 장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성산불 진화를 위해 우리 군당국이 유엔사를 통해 요청한 소방헬기의 비무장지대(DMZ) 내 진입을 허용한 것은 당국간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집단입국 사태로 남북 당국간 회담 중단과 더불어, 군사당국간 회담과 군사적 신뢰조치 이행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상황에서 북측이 매우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가안보회의 관계자는 “DMZ는 충돌, 긴장, 대립의 공간”이라면서 “북한의 이번 조치는 그런 개념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새로운 호혜적 전례와 사례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시차를 두고 보여준 북한의 잇단 유화적 자세는 경색된 남북관계가 점차적으로 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올해가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맞는 해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북한이 비료 지원을 요청해 놓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쯤은 북한도 서서히 남북관계 복원에 나서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야 할 수요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과연 북한이 결단을 할 것이냐는 대목이고 잇단 유화자세는 북한의 결단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잇단 유화적인 제스처가 남북 당국간 회담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조금은 더 우세한 편이다.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조문불허와 탈북자 대규모 입국을 걸어 남북관계를 정지시켰지만 현재 상황이 북핵문제와 북미간 대립, 북한 대남라인의 구축 등 구조적인 원인에서 발생한 만큼 이같은 상황의 진전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동해상에서의 조난 선박 구조나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 등에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꼬여있는 남북관계의 본질을 바꾸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조류독감과 산불이라는 재난상황에 대한 남북간의 적극적인 공조는 남북간 화해협력의 기반을 넓힐 것”이라며 “결국은 장기적으로 보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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