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일인다역의 대가 최광호

’북송 재일동포, 기타 미치광이, 베사메, 노래독연 창시자, 인민들이 특히 좋아하는 희극배우…’

모두 북한 국립희극단의 인기 배우 최광호(54)씨를 일컫는 말이다.

21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4회 생일(2.16)을 맞아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서 국립희극단 공연이 개최됐다면서 최씨가 무대 위에서 단연 돋보였다고 소개했다.

국립희극단은 ’웃음극단’으로 불리며 매 공연 평양 시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최씨는 특유의 능란한 기타 솜씨와 청산유수 같은 말재주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북한에서 ’노래독연’의 창시자이자 일인다역의 대가로 불린다.

노래독연이란 연주와 함께 노래도 하는 것으로, 최씨가 무대공연의 한 형식으로 북한에 정착시켰다.

16일 공연에서 선보인 ’소낙비 내리는 새벽에’도 노래독연 작품.

그는 이날 “뇌진탕 치료에 환자를 물 속에 넣고 펌프로 인공호흡 한다구? 새로 나온 치료방법인가?”라고 능청스레 연기해 공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지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인민들이 특히 좋아하는 배우’라는 찬사를 받는 공훈배우지만 최씨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그는 1960년 15차 귀국선(만경봉호)을 탄 북송 재일동포로 20살부터 기타 연주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기타가 없어 기타를 빌려쓰고 합숙생활 중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될까봐 베란다에서 연습했다. 기타를 끼고 사는 그를 두고 사람들은 ’기타 미치광이’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

’기타 미치광이’는 전국 기타.손풍금(아코디언) 독주경연에 출전했지만 낙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신의주 제2사범대학 졸업 후 신의주청년회관 연출가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최씨가 빛을 발한 것은 왕재산경음악단 기타독주를 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영화 시리즈 ’민족과 운명’(제5부 차홍기편)에서 ’베사메무초’를 부르는 다방가수역을 맡아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베사메’라는 별명과 함께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1994년 12월 국립희극단이 창립되자 희극배우로 소속돼 평소 갈고 닦은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조선신보는 “최광호 배우의 재간은 자식들에게 계승되고 있다”면서 “그는 공연이 끝나면 가정에서 자식들과 함께 기타를 치며 희극작품 창작에 정열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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