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은둔 벗고 개방 가속화”

`은둔의 왕국’ 북한에서 심상치 않은 개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보도했다.

북핵문제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 착수를 계기로 획기적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북한에서 사회,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개방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

WP는 특히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관계자들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평양 공연계획을 논의한 것과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미국 공연을 펼친 것을 개방의 사례로 들었다.

북한이 직항로로 백두산관광을 허용하고, 평양 시내에 남북합작으로 치킨 전문점을 개설하기로 한 것도 북한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됐다.

미국 해군이 지난주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에 납치될 위기에 놓였던 북한 화물선을 구출하기 위해 긴급 작전을 편 것도 북한 안팎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WP는 최근 북한의 변화 움직임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오는 2009년 1월 만료된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테러지원국가 지정해제 등 미북관계 정상화를 놓고 새로운 행정부와 협상을 할 경우 원점부터 재논의해야 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부시 대통령의 퇴임 전 서둘러 `선물 보따리’를 받아내겠다는 것.

WP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부시 행정부와 협상이 가능하다고 믿게 됐다. 북한은 미국 정권이 교체될 경우 협상의 모멘텀을 잃게될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동국대 고유환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다.

다만 WP는 이 같은 북한의 개방 과정이 느리고, 변덕스러울 것이 분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WP는 기사 말미에 평양에 치킨 전문점을 열기로 해 화제가 됐던 한국 기업인 최원호 사장이 최근 북한의 합작사로부터 받은 이메일 내용을 소개했다.

프라이드 치킨 전문점이지만 평양 시내에 배포할 광고 전단지엔 `프라이드 치킨’과 같은 영어 표현은 사용될 수 없고, 서체도 반드시 북한의 공식 서체로 인쇄돼야 한다는 게 합작사의 요구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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