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안경호, “온민족 지켜줄 힘 있어”

6ㆍ15 민족통일대축전 이틀째인 15일 남ㆍ북ㆍ해외대표단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민족통일대회’를 갖고 통일 의지를 되새겼다.

특히 이날 대회에서 북측준비위 안경호 위원장과 남측준비위 백낙청 상임대표가 ‘의미심장’한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안 위원장은 “100년전에는 국력이 약했던 탓에 외세에 의해 국권을 강탈당했다면 21세기에 와서 우리 민족은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강대한 민족이 되었다”며 “오늘 우리에게는 북이나 남이나 할 것 없이 온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주고 운명과 미래를 보살펴 주는 힘이 있다”면서 ‘핵무기 보유’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자기 힘이 없어 왕궁의 파수마저 남에게 맡기었던 ‘아관파천’의 쓰라린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제 나라를 지킬 능력이 없어 국권을 통째로 빼앗기고 온 나라가 망국의 비운에 잠기었던 ‘시일야방성대곡’의 통곡소리를 스쳐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앉아서 평화를 기다리고 남에게 구걸할 것이 아니라 동족을 믿고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진실로 나라의 평화와 안녕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남의 손이 아니라 동족의 손을 더 굳게 잡아야 한다”고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북측위원회는 6ㆍ15 공동선언을 고수ㆍ이행하는 길에서 남과 해외의 각계층 단체, 인사들과 굳게 손잡고 나갈 것”이라며 “언제나 반전평화 공조의 전초선에서 내외호전 세력들의 전쟁책동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통일운동을 계속 힘차게 벌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백낙청 남측준비위 상임 대표는 연설을 통해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남과 북의 대화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전쟁을 막고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며 평화의 기운을 높이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금이야말로 정치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신뢰에 바탕을 둔 진정한 대화와 협상을 시작할 때”라고 지적하며 “남ㆍ북ㆍ해외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군사적 긴장과 전쟁을 유발하는 내외의 시도들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민족대단결의 폭을 비약적으로 넓히고 부문 지역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면서 “올해 8ㆍ15민족공동행사를 반드시 성사시키고 민족공동행사의 내용과 형식을 더욱 창조적이고 대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