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난 재연 우려 확산

“내년 북한에 대량아사 사태가 발생할 것인가.”

26일 서울 정동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 주최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식량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북한의 대량아사 다시 오는가’를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먼저 탈북자들이 나와 북한의 식량 사정을 증언했다.

지난해 7월 입국한 전 혁씨는 “북한에서 농사가 잘 되는 농장도 정보(3천평)당 1t도 수확하기 어려웠다”며 “토지 산성화와 허술한 배급제로 농민조차 연간 두 달치 정도 밖에 식량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영희씨는 또 “세대가 바뀌면서 북한의 집단경리(공동생산.분배)에 대한 모순이 생겼다”면서 공동 생산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배급이 골고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법륜 스님은 올해 식량생산량을 280만t으로 추산하면서 “올해 황해남도, 평안남북도, 강원도에서 수해로 알곡 생산이 지난해의 60%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법륜 스님은 280만t의 식량이 생산돼 공급될 경우 배급제 밖에 있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100만 명 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님은 한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150만t의 식량을 지원받을 경우 심각한 영양실조는 나타나겠지만 대량아사는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은 외부지원 전면 중단, 에너지 부족, 금융제재 등으로 1차 식량난을 겪었던 1990년대 중반보다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자생력 강화, 외부정보 유입, 탈북자의 자금 북송 등은 긍정적인 변화로 꼽았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440만t 내외로 추정하면서 “올해 수해가 있었지만 (280만t으로) 크게 줄어들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권 연구위원은 “쌀 생산량이 10만t 정도 줄고 옥수수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며 그 결과 적게 보면 60만t, 많이 보면 200만t의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식량보다는 비료가 제때에 지원돼야 한다”면서 “한국의 비료지원이 없으면 100만t 이상의 생산량이 줄고 북한의 개혁.개방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위원의 생산량 추정치는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 448만t과 세계식량계획(WFP)의 집계 430만t 사이다.

이용선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북측 관계자들은 “430만t 정도가 생산됐으면 왜 걱정하겠나”라고 말한다며 “올해 곡물 결실기에 가뭄 피해가 커 ‘싸라기 쌀’이 많고 밭작물 수확도 절반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전체 식량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0% 감소한 350만t 규모라면서 “당장 50만t의 대북 곡물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2~3월에 위험한 신호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당장은 견딜만하지만 앞으로 위기론이 감지된다”면서 “국제기구의 지난해 생산량 추정치인 430만~450만t이 맞다면 내년에는 100만t 정도가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하지만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비료나 식량지원을 적극 요청하지 않고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당분간 아사자가 나오더라도 방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