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구하기’ 직장이탈 빈발

북한 노동자들이 경제난으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직장을 이탈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형식적인 목표 달성에만 매달리는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독립채산제 등 시장적 요소를 도입한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은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호전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북한이탈 노동자 16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분석, 19일 발간된『북한의 노동』(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시리즈24)이라는 책에 실은 논문 ‘북한 노동자의 존재양식’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서 노동자의 66.1%가 ‘경제난 후 직장을 결근하고 장사나 식량을 구하러 다닌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결근 기간도 보름 이내(26.7%), 한달 이내(10.3%), 1년 이상(12.7%) 등으로 파악돼 장기 직장이탈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7.1조치의 효과에 대해서는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48.3%), ‘경제상황은 더 악화됐다'(26.3%) 등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고 ‘독립채산제 강화로 공장이 잘 돌아가게 됐다'(4.2%)는 긍정적인 대답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또 7.1조치 이후 ‘생활비(임금)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69.1%)고 답했으나 29.0%만이 ‘임금을 더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노동력 배치에 있어서는 연고를 이용한 청탁과 로비가 성행(32.1%)하는가 하면 8시간 노동원칙이 지켜지는 경우는 절반에 못 미쳤고(43.0%) 일거리가 없어서 8시간 이하로 일한 경우(11.5%)도 있었다.

정 교수는 “7.1조치 이후 물가가 너무 빨리 올라 열심히 일해 생활비를 많이 받아도 실제 경제상황 개선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이라며 “임금이 노동규율을 강화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동명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같은 설문조사와 12명에 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한 ‘북한 기업의 작업 조직’이라는 논문에서 북한 노동조직은 전형적인 ‘테일러식’이라며 “구성원이 주어진 특정 생산업무만 수행하고 다른 의사결정이나 업무활동에 대한 참여도나 독자성이 결여돼 있다”고 진단했다.

테일러식 작업조직은 분화된 과업, 위계적 명령, 제한된 의사결정권, 낮은 전문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조직형태로 북한 노동자들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만족감이나 혁신노력도 없이 주어진 목표량만 달성하는 타성에 젖어있음을 보여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