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해, 사회 전반 ‘흔들’

북한에서 지난 7일 시작된 폭우로 수백 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비 피해는 농경지와 주택 침수에 그치지 않고 통신 두절, 철도.도로 유실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집중 호우가 열흘 가량 이어져 피해 복구와 방제 작업이 더뎌지면서 수인성 전염병 발생이나 농산물 흉작 등 ‘2차 피해’도 우려된다.

◇ “최소 200명 사망.실종”

북한의 조선 적십자회와 함께 현지에서 가장 먼저 구호활동에 착수한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이번 집중호우로 14일 현재 최소한 2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잠정 추산했다.

이 단체는 지난 12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긴급 보고서를 내고 전국에서 모두 3만 채 정도의 집이 무너졌고 6만 3천300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침수된 지역은 1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언론은 신속하게 피해 상황을 알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현재 “수백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됐다”고 전했으며 조선중앙방송은 16일 “전국적으로 8만여 세대의 살림집들이 침수 파괴됐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도 16일 “이번 큰 물 피해로 집을 잃은 북한주민이 3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농업에 ‘직격탄’

이번 비로 농경지가 물에 잠기거나 매몰되고 저수지가 붕괴되면서 농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북한 내각 농업성은 15일 “전국의 논과 강냉이밭 11% 이상이 침수.매몰.유실됐으며 많은 관개시설들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또 전국에서 200여 동의 양수장, 1천600여 곳의 물길(수로), 480여 개 농업 구조물과 800여 군데 600㎞ 구간의 하천 제방(둑)이 파괴됐다고 농업성은 덧붙였다.

16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저수지도 전국에서 300여 곳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올해 곡물 수확이 40만t 가량 줄어들고 침수 농지에서는 향후 1~2년간 농작이 어려울 것으로 WFP는 우려했다.

◇ 교통.통신 ‘마비’

이번 폭우로 도로와 철도, 통신망이 끊기고 침수돼 곳곳에서 교통과 통신이 마비된 상태다.

중앙방송은 16일 “70여 개소에 5만 5천㎥의 철길 노반이 유실된 것을 비롯하여 50여 개소에 1만 4천여㎥의 심한 흙 사태와 많은 옹벽 파괴 상황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최근 방북했던 남측 대북지원 단체 관계자는 “평양-개성간 고속도로 일부가 지난 13일 현재 유실돼 차량들이 특정 구간을 우회했으며 운행시간도 기존의 2배가 넘는 6시간가량 걸렸다”고 전했다.

통신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송은 “각지의 통신시설과 체신설비들, 도로와 도시경영시설들도 피해가 크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2-14일 금강산을 방문했던 현대아산 관계자도 “현지에서 통신망이 끊겨 한때 전화나 팩스 등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산업기반 ‘흔들’

수력발전소 일부 시설이 파괴되거나 탄광이 침수하면서 산업 기반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중앙방송은 16일 “4만여m의 전선이 감탕(진흙)에 묻히거나 유실됐다”며 “허천강발전소, 부전강6호발전소, 통천1호발전소 등 각지의 수력발전소들이 큰물로 인해서 침수됐거나 수력구조물들이 파괴되는 정황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탄광 가운데 순천지구, 덕천지구, 북창지구, 개성지구 등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평양에서는 한때 보통강호텔 1층이 침수됐으며 평안남도 성천군에서는 일부 학교와 병원에 물이 차는 등 주요 공공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 2차 피해 우려

올 여름 폭우는 지난 7일 시작해 열흘 가량 이어지면서 복구 작업을 더디게 했다.

실제로 북한 언론이 건설건재공업성 등 당국 차원에서 수해 복구에 나섰다는 소식을 처음 보도한 것은 지난 13일.

침수 지역에서 시설 복구와 방제 작업 등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이 수인성 전염병에 걸리거나 농작물에 병해충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올 가을 곡물 수확이 감소하고 농경지 매몰과 오염으로 향후 1~2년간 농작이 어려워질 경우 식량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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