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용소’ 만난 南대학생 “그곳에도 동화책 있나요?”

▲ 북한 수용소에서 출생한 신동혁 씨는 31일 저녁 6시 명지대에서 강연을 가졌다. ⓒ데일리NK

북한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출신 신동혁 씨의 강연을 듣고자 100여명의 대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생자로는 최초로 탈북에 성공, 지난해 국내에 입국한 신동혁 씨는 31일 명지대학교에서 열린 ‘新 북한 바로알기’ 포럼에서 자신이 경험한 북한 내 공개처형과 인권침해의 실상, 수용소 내의 학교 생활과 작업반 생활, 결혼과 출산 등 북한 수용소의 실상을 설명했다.

그는 수용소 시절을 떠올리며 “수용소 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억울하다거나 부당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일종의 신분개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불만이나 억울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신 씨는 수용소 내 생활총화(매일 실시하는 자기비판모임)를 설명하며 “오늘 일을 정말 잘했으면서 비판거리를 말하기 위해 ‘일하다가 오이를 따먹었다’라는 식의 잘못을 억지로 만들곤 했다. 그래서 잘못을 안 했는데도 매를 맞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은 듣는 것만도 감당하기 힘든 끔찍한 경험을 신 씨는 담담하게 풀어갔다. 그러나 강의실에 앉은 대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날 대학생들은 신 씨의 강연이 끝나자마자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수용소 내 학교에서 동화책을 본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한국에서 동화책을 처음 알았습니다”

“수용소에 의료시설은 있나요” “있습니다”

“남녀 수감자들 사이에서 연애 감정이 생길 수 있나요” “잘 만나기도 힘들어요. 그럴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눈 앞에서 처형 당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덤덤할 수 있나요?” 이 질문을 받고 신 씨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신 씨의 고통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27년의 생활동안 가지고 온 그 가슴 아픈 기억들, 그리고 평생을 지고 가야할 신 씨의 무거운 짐이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진 완전통제구역 내 출산 문제에 관해 신 씨는 “맘대로 자식을 낳는 것이 아니라 일을 정말 뛰어나게 하면 점수가 쌓여 표창 결혼을 시켜준다. 수감자들은 그것을 희망 삼고 정말 열심히 일한다”라고 말했다.

한양대 최중호 씨는 “언론이나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탈북자를 통해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충격이었다”며 “특히 정기적으로 비판하는 시간을 가져 남을 깎아 내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북한의 제도가 무서우면서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학생들이 자기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게 있지 말고 직접 나서서 북한에 대해 알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교 이동광 씨도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서 막연 했는데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며 “가까운 나라이고 한 민족이니까 도와야 한다는 것을 넘어 심각한 인권 유린 차원에서 북한문제의 절박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정수정(명지대 4년) 교육국장은 “북한 인권 문제가 가장 심각한 완전통제구역의 현실을 대학생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학생들이 북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져 이를 통해 북한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이번 강연의 취지를 밝혔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가 주최하고 명지대 북한인권동아리 ZINKA가 주관한 ‘新 북한 바로알기’ 포럼은 명지대를 시작으로 하여 고려대, 숙명여대, 한양대, 서울대, 서강대, 경희대에서 릴레이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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