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삐라’ 풍향·풍속 계산해 정밀 수색작업 벌여”

22일 탈북자단체들의 전단지 살포 계획에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북한이 ‘조준사격’ 위협까지 가하며 민간단체들의 전단 살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대북전단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일명 ‘삐라’로 불리는 대북전단은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일조한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탈북자단체들의 공개적인 대북전단 살포는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제 어디서 전단이 살포되는지 북한 당국이 모르게,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전단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軍)·보안기관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미리 살포 지점과 시간을 공개하게 되면 북한 당국은 사전에 풍속, 풍향을 계산해 낙하지점에 대한 수색과 수거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때문에 대북 전단이 주민들에 전달될 확률은 그만큼 낮아진다.


대북 전단 수거 작업에 경험이 있는 탈북자 정성호(가명) 씨는 “황해남도 지역에서 군 복무할 당시 갑작스러운 비상소집령에 주둔지역 마을과 야산을 수색해 삐라를 수거했다”면서 “살포된 삐라의 수량까지 알려져 모두 수거될 때까지 수색작업을 벌였다”고 소회했다.


정 씨는 이어  “국경 연선 지역에는 남한 쪽에서 풍선이 날아올 경우 고사기관총으로 풍선을 떨어트리는 것을 전담하는 부대가 있다”면서 “만약 공개적으로 대낮에 풍선을 보낼 경우 이들은 풍선을 향해 사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안남도 양덕지역에서 군 복무한 김영평(가명) 씨도 “전단지 살포가 사전에 예고되면 국가보위부와 군 보위부는 살포지점에서부터의 시간과 바람속도, 바람방향을 계산해 삐라 낙하 예상 지역에 주민왕래를 완전히 차단하고 정밀 수색작업을 진행한다”면서 “낙하지점이 파악되면 수백 명을 동원해 모든 삐라를 수거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 씨는 “우리 부대가 위치한 곳은 신양군의 고산지대여서 삐라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산과 밭에서 우연히 볼 수 있었다”면서 “만약 당시 낙하된 삐라가 사전에 예고됐다면 우연히 보기도 전에 북한 당국에 의해 수거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김 씨는 “사전 예고 없이 삐라를 날려 보내야 외부 정보 유입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특히 날씨와 풍향과 풍속 등을 고려해 살포하면 북한 내륙 지역까지 삐라가 다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찰총국 간부 출신 김성광(가명) 씨는 “겨울에는 대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는 오전 7시경부터 낮 동안에는 바람이 남쪽으로 불기 때문에 전단을 살포해도 북측으로 날아오지 않는다고 교육받았다”면서 “그러나 오후 6시 이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는 남에서 북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이때 전단을 살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이와 반대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오전에 전단을 살포해야 한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또 김씨는 “3m/초속 바람은 순풍으로 전연지대(황해남북도, 강원도)를 벗어지지 못하지만 4~6m/초속부터 8~10m/초 이상의 강풍일 때 평안남도 함경남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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