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심이반’ 시나리오

북한의 지식인 聰明 씨, 최근 황장엽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이 김정일의 북한을 변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 말에 대해 聰明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로 중국, 미국이 북한의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중국은 김정일 체제를 달갑게 보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김정일의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적대하는 것을 즐기는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확산만 못하게 하는 것으로 만족(?)할 뿐, 그 이상의 강제력을 동원할 방도는 없습니다.


결국, 북한의 미래는 북한 주민과 엘리트들이 김정일 사후의 북한을 어디로 끌고 가려 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마디로, 북한 주민과 엘리트들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나의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우선 행동으로는 드러냄이 없이 마음속으로 김정일과 그 체제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리는 단계입니다. 김정일과 그 체제는 여러분에게 기아와 극악한 인권유린만 가져다 주었습니다. 모두가 미제국주의와 남한 식민지 파쇼 탓이라며 여러분들을 기만했습니다. 북한의 재난은 그러나, 김정일 탓이지 그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하지만 김정일 체제가 시퍼런 칼날을 번득이고 있는 한에는 섣부른 개죽음을 하지는 마세요. 은인자중 하며 때를 기다리세요. “김정일과 그 체제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그런 결론이 전체 주민에게 급속히 또는 서서히 퍼져나가는 숙성과 발효의 단계를 밟는 것입니다.


이런 민심의 변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바깥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라디오, 휴대폰, CD, 입소문, 남한에서 날아오는 전단, 중국 조선족 동포들의 이야기에 담긴 내용들을 전국적으로 퍼뜨리는 것이겠지요.


숙성과 발효의 단계를 거치가면 김정일 체제는 겉껍데기일 뿐, 알맹이는 다른 세상이 되어 갈 것 아닙니까? 혁명이 별 것입니까? 민심이 떠나면 그게 혁명입니다. 남한에서는 민심이 20%만 떠나도 좌파들이 광장으로 몰려 나와 난동을 핍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는 그런 방식보다는 민심이 95% 정도 떠날 때까지 계속 숙성과 발효만 시키는 것이 유효할 듯 싶습니다. 김정일의 탄압이 워낙 혹독하니까요.


이런 단계에서 김정일이 결국은 죽을 것 아닙니까? 김정일의 건강상태가 우리의 추측보다 한결 심각하다고 듣고 있습니다. 민심 95% 이탈의 상태에서 김정일이 죽으면, 새로운 과도체제하에서 내부적으로 김정일 방식의 계속이냐, 변화냐의 의논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때가 여러분들이 개혁 개방을 ‘신중하게’ 제기할 때라고 봅니다. ‘신중하게’라는 말은, 어느 한 쪽에게 과도한 공포감을 줌이 없이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국민적 합의’를 이룩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개혁 개방에 대한 일부의 거부가 완강할 때는? 그 때는 여러분의 목숨을 건 위대한 결단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 때의 결정적인 승리를 위해 지금부터 민심의 전면적인 이반(離叛)을 불러올 숙성과 발효의 과정을 밟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聰明 씨의 깊은 고민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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