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3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가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낮 12시경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가 궤도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국영문 기사를 통해 “조선에서의 첫 실용위성 ‘광명성 3호’ 발사가 13일 오전 7시38분 55초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됐다”며 “지구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도 이날 주체사상 세계대회를 녹화방영하다, 긴급보도 형식으로 ‘광명성 3호의 궤도진입 실패’라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내용을 전했다.
로켓 발사 후 4시간여 만에 발사 실패를 시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광명성 3호’를 기상관측 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외국 언론까지 초청한 만큼, 억지 주장을 펴기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발사 후 대기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불과 1분 만에 공중 폭발된 상황에서 실패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수 서강대 부총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예전 같으면 성공했다고 우겼을 텐데 지금은 북한 내부에 정보가 신속하게 유입되고 있고, 외신 기자들까지 초청한 마당에 실패사실을 은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09년 4월5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도 4시간여 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궤도 진입 성공’이라며 로켓 발사 사실을 발표했었다. 당시 북한은 지구를 돌고 있는 광명성에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송출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를 담당한 과학자, 기술자 등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절을 앞둔 시점에서 외국기자들에게 발사장을 전격 공개한 상황인 만큼,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처벌이 보다 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2006년, 2009년 발사때도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부 담당자들이 처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