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南선거에 개입하나

386 간첩단 사건 조사 과정에서 북한이 5.31 지방선거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유력 야당 대선주자의 동향 파악을 지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이미 내년 대선에 대한 개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막아야 한다면서 반보수대연합을 연일 주장하는 대남 선동전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의 승리가 대북정책의 변화를 초래하면서 자신들에게 극히 불리한 정세가 초래되는 것 아니냐는 나름의 계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비방 강화 = 하루에도 몇 건씩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비난의 강도도 차츰 높아져 요즘에는 욕설에 가까운 단어까지 등장하는 비방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북한 주장의 요지는 ’한나라당=친미파쇼독재=반통일세력’으로 과거사 청산투쟁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절대 한나라당의 내년 대선 승리를 허용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해 ’남쪽 인민’들의 투쟁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반통일세력에게 철추를’ 기사를 통해 “한나라당을 비롯한 친미보수 세력은 어떻게 하나 내년의 대통령선거에서 권력을 차지해 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위력한 무기는 다름 아닌 반보수대연합”이라고 주장했다.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은 29일 “한나라당이 잔꾀를 부리면서 다음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권력야망을 실현하려고 미쳐 날뛰고 있다”면서 “반역당의 재집권 책동을 절대로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이나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비슷한 내용의 글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하며 반한나라당 투쟁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이후 북한 내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신경질적 반응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 봄 북한을 방문했던 여권의 한 인사는 북측에게 “자꾸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것은 역효과를 초래하며 여당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북, 선거 때마다 개입 = 북한이 우리의 선거를 앞두고 개입을 시도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던 지난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남조선 동포형제들에게 고함’을 통해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미국에 추종하는 ’전쟁머슴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며 진보진영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실제 이번 간첩단 사건 조사과정에서 북한은 ’고정간첩’ 장민호와 ’일심회’ 조직원들을 통해 5.31 지방선거 개입 지령까지 내렸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 2004년 4.15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사건이 발생하자 역시 조평통을 통해 “민심에 칼을 박은 정치반란”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뒤 도를 넘는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잇단 비난공세를 펼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총선을 ’애국-매국, 통일-분열, 민주-파쇼’간 대결 구도로 규정하고 보수세력 심판을 위해 개혁진보 세력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1996년 4.11 총선 직전에는 북한군의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발생, 이를 두고 당시 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되던 여권과 북한간의 모종의 물밑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1997년 대선 직전에는 소위 ’총풍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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