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내달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평양에서 소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대포동 2호(광명성 2호)’를 발사한 직후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 16일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함에 관한 결정을 통해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1차 회의가 4월 9일 평양에서 소집된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는 북한이 1998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8월 31일 대포동 1호 발사→9월 4일 제10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9월 5일 국방위원장 추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 김정일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고 ‘강성대국 건설’을 내부적으로 선전했던 것과 유사한 일정을 밟고 있다.
북한은 지난 12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2호’를 운반 로켓 ‘은하 2호’로 내달 4∼8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 선거를 실시, 김정일을 비롯해 총 687명의 대의원을 새로 선출했다. 11기 대의원의 46%로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관심이 집중됐던 김정남, 김정철, 김정운 등 세 아들의 이름은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첫 회의에서는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함으로써 ‘김정일 3기’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는 동시에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의 조직·인사 정비, 예·결산 심의 등의 의제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정은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한 직후 최고인민회의 12기 1차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김정일 와병에 따른 체제 이완에 따라 내부결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은 ‘대포동 2호’ 발사 직후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김정일 체제의 안정을 대내외에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일 3기 출범을 알리면서 2012년 ‘강성대국’ 건설 과업의 의지를 다지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1998년과 마찬가지로 김정일 재추대에 대한 ‘축포’인 ‘위성발사’ 직후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북한 주민들에게 강성대국 건설에 대한 희망을 주면서 내부 결속을 노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