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라인 전면적인 세대교체

북한의 남북대화 전문가인 전금진(32년생)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것은 북한 대남라인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를 거듭 확인하는 것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측 대북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이름이 많이 알려졌던 대남 고위인물들이 근년 잇따라 사망하고, 200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선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해 최승철(51)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차세대 인물들이 대남관계에서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김양건 부장은 1938년생으로, 나이면에선 차세대라고 할 수 없지만, 전임자인 림동욱 전 부장에 비해선 8년 젊을 뿐 아니라 통일전선부장에 기용된 사실이 처음 전해진 올해 3월 이전엔 당 국제부장으로 알려졌었기 때문에 대남라인에선 차세대라고도 볼 수 있다.

내달 각각 서울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총리회담과 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전략 수립을 포함해 대남 협상을 준비하고 협상 진행 상황을 통제할 북측의 새로운 대남라인엔 40-50대가 주로 포진했다.

◇대남라인 1세대 ‘불귀의 몸’ = 김용순(34년생)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남담당비서와 림동옥 당 통일전선부장,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대남라인 원로급 3명은 최근 수년간 북한의 언론매체를 통해 사망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 3인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남측과 막후 조율업무를 맡는 등 북측의 실무 주역으로 활동했었다.

김용순은 대남담당비서 말고도 통일전선부장, 아태평화위원장, 조평통 부위원장 직함을 갖고 있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남측을 방문하는 등 대남 교류.협력의 실무 채널을 장악했으나 2003년 10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김용순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에 기용됐던 림동옥은 1972년 11월 기자 신분으로 제4차 남북 적십자회담에 모습을 내비친 이래 남북관계 업무에만 종사해 온 ‘대남통’이었다.

그는 상사인 김용순 비서와 함께 대남정책을 지휘했으나 통일전선부장에 기용된 후 3년만인 지난해 8월 “난치성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북한 언론에 보도됐다.

남측에선 그의 사망 전부터 폐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박지원 전 비서실장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성사시켰던 송호경(40년생) 부위원장도 2003년 8월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추모행사 이후 1년가량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004년 9월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다.

1994년 3월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박영수(37년생)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도 2003년 사망했다.

7년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북측 단장을 맡았고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을 지낸 김령성(64) 내각 참사는 2004년 2월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준비접촉 대표단원였던 최성익(69)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도 3년여전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2선으로 물러났다.

◇2세대 전면 포진 = 이에 따라 최승철 부부장, 권호웅(48) 내각 책임참사, 전종수(44) 조평통 서기국 부장 등 대남라인 2세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51세의 최 부부장을 맏형으로 한 이들이 앞으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지휘를 받으며 남북대화와 협상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 부부장은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상무위원을 역임한, 이른바 ‘회담일꾼’으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겸했다.

그는 2003년 1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를 림동옥 당시 통전부 제1부부장과 함께 맞이했고, 이번 정상회담 때는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했다.

남측에 권 민이라는 가명으로 더 잘 알려진 권호웅 책임참사는 통전부 지도원과 아태평화위 참사로 활동하면서 일찌감치 차세대 ‘회담일꾼’으로 주목받았으며, 지난 6월까지 남북 장관급회담 단장으로 남측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7년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때부터 이번 정상회담까지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활동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종수 부장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활성화되면서 두각을 나타낸 차세대 인물로, 남북관계의 실무와 이론 모두에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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