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90년대 중반 이후 주민통제력 일부 상실”

1990년대 중반 기아 사태 이후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력이 일부 상실됐다고, 국제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31일 주장했다.

HRW는 이 날 세계 75개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북한 당국은 2007년 국경 수비를 강화했으며, 탈북자들에 대해 더욱 가혹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반복해 경고한 바 있다”며 “그러나 2006년과 2007년 대홍수 이후 곡물생산과 주거에 큰 피해를 입었던 주민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으로 계속 탈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의 부패 관료로 알려진 사람들의 이름이 일부 국경 도시의 벽에 적혀 고발된 것을 보았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었다”며 “이러한 변화는 1990년 중반 기아사태 이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기아 사태는 북한의 지도력이 힘을 잃고 국민의 일상생활에 대한 통제력을 일부 상실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식량권과 관련해서는 “북한 정부는 계속해서 노동당의 고위 간부, 군인 등 엘리트 계층에 배급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탈북자들은 1990년 초반부터 충분한 식량을 받지 못했고, 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주요 국경일에만 한 두 번 식량 배급을 받았을 뿐이라고 증언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HRW는 또 “2007년 들어 쌀, 옥수수, 감자의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차역이나 시장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노숙자를 볼 수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선, 여성들의 인신매매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중국 내의 북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밀거래는 특히 국경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많은 북한 여성들은 납치나 사기를 통해 원하지 않는 결혼, 매춘, 혹은 성노예 상태로 접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남성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탈북)여성들의 아이들조차 합법적인 거주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본인은 언제든 체포돼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는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며 “지난해 중국 동북 지역의 경우 북한 여성들에게 해당 지역에서 공식적인 거주가 가능한 허가증을 부여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 탈북자들은 중국에 의한 강제 송환을 피해 캄보디아, 라오스, 몽고, 태국이나 베트남 등 인근 나라들로 입국할 수 있다”며 “이들 난민들은 대다수 남한이나 일본, 미국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HRW는 지난 10년간 한국은 약 1만 명의 북한 난민을 받아들였고, 미국은 2004년 통과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30명이 넘는 북한 난민들에게 망명자 신분을 허용했으며, 일본은 재일교포 출신인 100여명의 북한인들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유럽도 최근 몇 년간 독일,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덴마크를 통틀어 300명이 넘는 탈북자들에 난민 신분을 허용했다.

보고서는 “중국, 러시아, 유럽 및 중동의 여러 국가들은 북한 국유 회사와의 협정에 의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인권운동가들은 북한 노동자들의 이주의 자유문제, 지속적인 업무 감시, 간접적인 임금 지불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2007년 들어 불법 도강자(탈북자)들과 범죄 용의자들에 대한 처우가 모욕적 언사와 물리적 학대라는 측면에서 개선됐다”며 일부 진전된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용의자들은 법정에서 변호를 받지는 못하지만 국선 변호인의 방문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일부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며 “그러나 많은 수감자들은 여전히 일상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모욕적인 대우에 노출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1990년대만큼 빈번하지는 않을지라도 여전히 공개처형이 행해지고 있다”며 “사형은 반역과 난동교사 및 테러행위에 적용될 뿐 아니라, 보다 작은 범죄인 불법적인 물건 판매나 국유재산의 도난 등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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