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11월 21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 DJ정부 시절 국정원장이었던 임동원과 신건의 구속수사를 “미국의 배후조종 하에 6.15 통일세력, 진보개혁세력을 분열 약화, 매장시키려는 한나라당패들의 계획적이고 불순한 정치쿠데타”라고 비난했다.
▲ 요약
– 최근 남조선 검찰은 김대중정권 시기 ‘정보원’의 각계 인물들에 대한 도청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하고 당시 정보원 원장들이였던 림동원과 신건을 ‘불법도청사건’에 걸어 전격적으로 구속하는 놀음을 벌리였다.
– 원래 남조선에서의 불법도청의 원조는 ‘정보정치’를 공공연히 떠들면서 민주인사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해온 역대 군사파쇼정권과 ‘미림팀’이라는 전문도청기구까지 내오고 불법도청을 감행해온 지금의 한나라당 패거리들이다.
– 이번 사건은 철저히 미국의 배후조종 하에 6. 15통일세력, 진보개혁세력을 분열 약화시키고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한 6. 15 주역들을 매장하려는 한나라당패들의 계획적인 또 하나의 불순한 정치쿠데타이다.
– 지금도 온 민족은 남조선의 현정부가 집권 첫 시기 역사적인 평양상봉의 의의를 훼손시키고 6. 15공동선언의 이행을 가로막기 위해 미국과 한나라당이 조작한 모략에 농락되여 반역적인 ‘특검법’을 받아들이고 6. 15공동선언에 기여한 여러 관계자들을 줄줄이 재판 처형한 치욕스러운 행적을 잊지 않고 있다.
▲ 해설
남한 사회전반을 뜨겁게 달구며 ‘도청수사’가 의혹의 고비를 넘기고 있다. 침묵을 지켜오던 <조국전선>(조국통일 민주주의 전선)이 21일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불법도청수사가 미국의 배후조종 하에 있는 한나라당이 6.15공동선언을 이끌어낸 주역들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쿠데타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도청사건’은 6.15선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다만 6.15선언에 관여했던 주역들이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을 상대로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불법으로 도청한 사실을 수사받는 것이다.
6.15 관계자 감싸안기, 한나라당 공격
북한은 왜 DJ정부시절 각료를 지낸 사람들이 구속될 때마다 6.15 선언과 연관시킬까. 2003년 8월 ‘대북특검’ 으로 박지원 등 7명이 구속될 때도 북한은 “6.15 공동선언의 이행을 가로막고 북남관계를 대결로 몰아가려는 용납 못할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 의견에 따라 집행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법이다. 수령독재와 달리 남한이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라는 사실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 수령 개인이 법이 되는 북한식 잣대를 가지고 6.15 선언 관계자들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북한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몫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6.15선언 관계자들에 대한 일종의 ‘지원사격’이다. 북한은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DJ정부 시절 대북정책에 관계했던 사람들이 속속 감옥으로 끌려가는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이른바 ‘민족공조’와 ‘우리민족끼리’의 포석을 더 튼튼히 해야할 마당에 햇볕론자들이 감옥으로 끌려간다는 것은 6.15 공동선언에 먹칠을 한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여기에 북한이 ‘한나라당 때리기’로 ‘도청사건’의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 성명은 ‘불법도청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유신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은 한나라당이 도청사건을 주도하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자유민주주의 법이 특정야당의 주도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생억지에 불과하다.
북한은 현 정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현정부가 한나라당이 주도하는대로 ‘도청사건’을 진보세력, 통일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점에서 나타난다.
특히 “법률은 정치의 아래에 있으며 진보 개혁세력이 공격 당하고 탄압당하는 사태의 책임은 법이 아니라 정치에 있다”고 말해 현정부를 압박하여 ‘도청수사’를 흐지부지 하게 하려는 의도도 보여진다.
향후 ‘도청수사’ 사건을 빌미로 남북관계에 어떤 제동을 걸어올지 주목된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