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 인원추방은 합의서 위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의 성격과 경위를 둘러싸고 남과 북이 반박에 재반박으로 맞서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3일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의 현지조사 요구를 재차 거부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남측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고 우리 정부도 북한의 논리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양측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진상 규명을 위한 북한 현지 조사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북측의 ’불필요한 남측 인원 추방’ 조치는 명백한 남북간 합의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입장차 ’극명’ =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 1일 ’박왕자씨가 정지 또는 천천히 걷고 있던 중 100m 이내의 거리에서 총에 맞았을 것이고, 사건 현장과 비슷한 조건을 갖춘 해변에서 오전 5시께면 70m 거리에서 남녀의 식별이 가능하다’는 모의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북측은 담화를 통해 사건 당시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고 북한군이 신분을 확인하려 규정대로 여러차례 서라고 요구했으나 이에 불응하고 달아나 사격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모의실험 결과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한다”며 이러한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 북한 현지조사가 더욱 필요하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사건 발생지점이 ’최전방 군사통제구역’이고 남북이 임시 정전상태라는 상황의 특수성을 들어 ’군사적 요구’에 따른 철저한 대응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하자 우리 정부는 “무고한 중년여성이 관광지에서 북한군인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일어나서는 안될 사건”이라며 일축했다.

이밖에 군사통제구역에 대해서는 관광객들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하기 위한 남북간 합의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북측의 주장에 대해 우리 정부는 “우리 관광객이 북측 경계선을 넘어가려 했다면 그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남북간 합의서상의 북측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남측인원 추방은 ’합의서’ 위반 = 북한이 금강산에 체류중인 ’불필요한 남측인원 추방’ 방침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이하 합의서)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강산 지구에 체류하는 사람이 법을 위반하지 않았는데 강제로 추방하는 것은 분명한 합의서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측은 남측인원이 지구의 법질서를 위반했을 때 이를 중지시키고 조사한 뒤 남측에 통보하고 경고 또는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남측으로 추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북측이 (법을 위반하지 않은) 금강산 지구내 체류 인원에 대해 추방할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2004년 1월 체결된 합의서에는 ’북측은 인원이 지구에 적용되는 법질서를 위반했을 경우 이를 중지시킨 후 조사하고 대상자의 위반내용을 남측에 통보해 위반정도에 따라 경고 또는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남측 지역으로 추방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앞서 남측 당국자 추방도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였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서도 합의서에 배치된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북측에서 일방적으로 강제한다고 우리가 맞대응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월 27일 ‘북핵 타결 없이는 개성공단 확대는 어렵다’는 김하중 통일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아 개성 남북경협사무소의 남측 당국자 11명을 추방한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 29일에는 김태영 합참의장의 북한 핵공격 대책 발언을 문제삼아 ‘향후 군 당국자를 포함한 남측 당국자의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히고 4월 10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공사 현장에 근무하던 조달청 직원 1명을 추방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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