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현지지도’ 부각 왜?…”민심 확보용 쇼”







▲북한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26일 보도한 중국군 열사묘 방문(左)와 4일 보도된 자강도 희천발전소 현지지도 모습(右).ⓒ연합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 현지지도를 본격화하고 있고, 이를 북한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북한이 김정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정은은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화된 직후인 지난달 1일 노동신문 1면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후 지금까지 군부대, 국가안전보위부, 희천발전소 등을 잇달아 현지지도 하고 이를 북한 매체들이 집중 공개하고 있다.


매체들은 지난달 5일 김정일과 함께 인민군 제851군부대를 현지지도, 포사격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10월 10일 당 창건 65주년 기념식 하루 전에는 새로 건설된 국립연극극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소개했고, 26일에는 국가안전보위부 지휘부를 시찰, 전투기술 훈련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달 4일 노동신문에는 김정은의 자강도 희천발전소 현지지도 관련사실을 전하면서 사진을 145장이나 이례적으로 공개됐다. 통상 6면으로 발행되던 신문을 면수를 10면으로 늘려 1~2면은 글과 사진으로, 3면부터는 모두 사진을 게재 김정은의 얼굴과 시찰 장면을 부각시켰다.  


◆’정치적 쇼’로 전락한 현지지도=애초 현지지도는 과거 김일성이 각 지역 주민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고자 1960~70년대 실시했던 통치행태이지만, 현재는 ‘인민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 부각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탈북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현지지도’는 김일성 시대에는 ‘민심’을 듣는 독특한 통치행태로 평가됐지만, 김정일이 통치하면서 우상화에 활용되는 ‘정치적 쇼’로 변질됐다는 것이 대체적 지적이다.


따라서 최근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의 현지지도 보도에 열을 올리는 것도 과거처럼 민심을 듣기 보다는 인민들 대상으로 ‘자상한 인민적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정일이 인민복과 두터운 점퍼 차림으로 현지지도를 하는 것도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 4일 희천발전소 현지지도에서 김정일과 같은 회색의 두터운 점퍼를 착용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이 김정은 현지지도 등을 자세하게 공개하는 것은 북한의 미래를 후계자가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주민들의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띄우기’ 현지지도 효과 있나=김정은의 후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현지지도가 어떤 효과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북한에서 후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주요하게 이용되는 것은 대내외적인 우상화 교육이며, 매체와 출판물 등을 통한 선전·선동이다.


김정은의 모습이 일반 주민들에게 공개되는 유일한 통로는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의 현지지도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다. 따라서 북한은 김정일을 비롯한 후계자 김정은의 모습을 최대한 ‘인민적’이라는 것을 연출하고 이것을 매체를 통해 공개한다.


특히 이러한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에서 공개되는 것은 북한 주민들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공개된다는 점에서 후계체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리는 선전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 매체들의 김부자 공개는 김정일의 건강과 후계체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과시용”이라면서 “외부에서의 후계체제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인민들이 충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팀장은 “노동신문의 주요한 임무가 김정일 통치체제 우상화 및 선전인 만큼 북한주민들에게 김정은 위상을 높이는 선전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北주민, 보여주기식 현지지도 알사람 다 알아”=그러나 북한 당국의 의도와 달리 실제 주민들에게 과거처럼 근로의욕 고취와 김정일과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현재의 현지지도가 많이 퇴색됐으며,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접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일반 주민들이 과거와 같이 순수하게 받아드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은 이 같은 평가를 반증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반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경계, 우상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7세에 불과한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에 이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올려, 후계자로 공식화했지만 이에 따른 주민 불만은 확산되는 상황이다.
 
양강도 출신 김영식 씨는 “과거에 현지지도하면 영접하는 사람은 영광이었고 그 지역 사람들은 선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군님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졌지만 현재는 그런 선물은커녕 현지지도 준비하는 데에도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조 팀장도 “김일성 시대보다 먹고살기 힘들어 지는 등 생활수준이 낮아져 지도자들이 쇼를 하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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