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만수대 동상 타격’ 발언에 발끈했나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가 26일 성명을 통해 그동안 발령된 적이 없었던 ‘1호 전투근무태세’를 지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과거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전투동원준비태세나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해 왔으며, 국가급 위기였던 1993년 1차 핵위기 때는 최고사령관 명의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외 위협을 한층 고조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하고 있지만 실제 도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감시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리 군당국은 최근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뿐만 아니라 지휘부를 타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군 관계자가 김일성·김정일 동상까지 타격하겠다고 밝히자 북한은 크게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충성경쟁을 벌이는 군부가 김정은에게 이러한 남측의 분위기에 대해 즉각 반응해야 한다는 보고를 올렸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은 그동안 김일성·김정일을 최고 존엄으로 표현하면서 김 부자에 대한 비판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최고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존엄을 해치기 위한 악랄한 작전계획을 포함하고 대원수님들의 동상을 미싸일로 정밀타격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짖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괴뢰군부깡패들이 수령 영생, 수령칭송의 기념비들을 미싸일로 정밀 타격할 계획을 짜놓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시기적으로는 ‘천안함 폭침 3주기’를 앞둔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국내 규탄 분위기에 맞서 최고사령부 성명을 발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안함 폭침 당일인 이날 전국적으로 추모 행사가 열리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열기가 고조되자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미사일 발사 이후 대외적인 긴장을 단계적으로 고조시켜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새로운 명령을 내려 내부의 이완된 긴장을 고조시키려 했을 수도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동상 파괴까지 언급해 공분을 일으키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특히 모든 야전포병군집단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내린 것은 전연(최전방) 지역의 포병 부대들에 갱도 훈련과 신속한 실전 전개를 준비하라는 지시로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