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강도 제재 예상 견제구”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2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논의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한 선제적인 견제 조치로 풀이하면서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협력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들은 ‘정전협정 파기’를 거론한 북한이 앞으로 안보리의 제재결의를 구실로 군사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대북 제재 논의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전략도 차분히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의 새로운 제재 결의가 나올 것에 대비해 제재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다. 북한은 유엔이 지난번보다 더 세게 적대적인 요소들을 담을 것으로 보고, 먼저 정전협정 파기까지 거론하며 선제 공격함으로써 유엔 결의의 수위를 낮추려는 엄포용이라는 측면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이런 나라들”이라고 부르며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섭섭함을 표시했다. 최근 들어선 전례 없을 정도로 중국,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보리의 결의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이다.

안보리 결의 편에 설 것이냐, 아니면 좀더 북한 편에서 행동할 것이냐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지난 성명에서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번엔 정전협정 파기라는 더 센 표현을 썼다. 이를 통해 북한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더 강하게 표현했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 =

유엔에서 강화된 제제가 논의되고 있는 데 대한 견제구 성격이다. 북한이 실질적으로 중국, 러시아와 대립할 소지는 별로 없으나 안보리의 제재 논의와 관련해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유엔 제재는 곧 전쟁’이라고 말해온 북한이 그 연장선에서 자위적 조치를 얘기했다.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대외적 입장을 천명한 것이지만 추가적인 핵실험 실시나 우라늄 농축 착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조치를 염두에 둘 수 있다.

제재 논의와 아울러 북한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틀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북한의 대외 강경 태도와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

쌍방이 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순간이 올 것에 대비해 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들도 구상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단절과 압박을 중심으로 대북정책을 풀어왔지만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국책연구기관 전문가

= 북한의 첫번째 주장은 로켓 발사 때 중국, 러시아가 미사일이 아니라 위성이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안보리 제재에 동의한 것이 논리상 앞뒤가 안맞는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안보리의 제재 논의와 관련해 미국, 일본의 강경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도록 중국, 러시아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해 제제 수위를 낮추는 효과를 노렸다. 중국, 러시아가 위성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조차 제재했는데 이번에는 핵실험이 명백하기 때문에 더 심한 제재가 나올까 우려한 것이다. 안보리 상임이사회 의장국이 러시아인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정전협정에 관한 대목에선, 북한의 논리대로라면 6.25전쟁 때 교전 상대였던 유엔이 북한에 적대적 관계를 취한다면 북한도 유엔을 적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북한이 유엔 탈퇴까지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유엔이 공정한 감시자, 중재자라고 봤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판문점대표부가 정전협정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았을 때는 주로 서해5도의 지위만 얘기해 서해상의 정전협정만 부인한 것이라면, 이번 담화는 북한과 유엔이 맺은 정전협정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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