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특구 탄력받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 기간 광저우(廣州)와 선전(深천< 土+川 >) 경제특구를 잇따라 방문함에 따라 귀국 후 북한의 경제특구에 어떤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특구를 발판으로 체제 유지와 고도의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중국의 개발현장을 확인한 김 위원장은 특구를 활용, 외자유치를 통한 경제회생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커 보이며 이를 통해 개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에 그동안 북한의 개혁.개방에 반대해 온 군부 인사들이 대거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김 위원장은 이들 군부 지도자들로 하여금 개방의 현장을 ’집단학습’토록 함으로써 그들의 반대 의견을 잠재우고 특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개방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북한당국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특구는 남쪽의 개성과 금강산, 북쪽으로는 신의주와 라선 등 4곳.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특구는 남한과 접경지역에 위치해 남쪽의 자본과 기업이 대거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화교 자본을 기반으로 한 선전.광저우 특구와 여러모로 닮았다.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대부분 중소규모의 노동집약 산업 위주라는 점 역시 선전 특구와 유사해 북한이 개성공단 활성화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은 2002년 2만8천평의 시범공단 가동에 이어 1단계 100만평 중 우선 분양한 5만평에 입주 기업들이 속속 공장을 짓고 있어 공단으로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특히 광저우.선전은 홍콩과 육로로 연결돼 많은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에서 남쪽 주민을 대상으로 개성시범관광을 실시하고 있는 북한이 남북간 관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1998년 11월 남측 승객 800여명을 태운 금강호 출항으로 시작된 금강산관광특구는 우여곡절을 겪는 가운데 2003년 동해선을 이용한 육로관광에 이어 각종 법령이 시행되는 등 진전이 이뤄져 지난해 6월 관광객 100만명을 넘어섰다.

개성과 금강산 특구의 개발이 남한 자본을 바탕으로 추진한다고 하면 반대로 북쪽에 위치한 신의주와 라선 특구는 상대적으로 중국 자본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의주특구는 김정일 위원장의 2001년 1월 상하이 방문 후 1년6개월 뒤 지정됐지만 중국이 초대 특구장관으로 임명된 양빈(楊斌) 어우야그룹 회장을 구속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북한은 당초 중국이 쑤저우(蘇州)를 싱가포르 화교의 자본을 끌어들여 개발한 데 착안, 신의주 특구 개발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신의주 특구에 제동을 건 이유도 유흥지역으로 개발하려는 북한의 계획에 대한 거부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선전을 모델로 한 신의주 개발에는 중국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이 최근 동북 3성지역를 개발하는 데 거액을 투자하고 있어 향후 북한이 신의주특구를 제조업 중심으로 개발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북한이 1991년 12월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한 라선자유경제무역지대는 서방 등 외국 기업의 투자가 부진하고 그나마 투자 의사를 밝혀온 러시아도 자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실패한 특구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의 훈춘(琿春)시가 라선시와 함께 라선국제물류합영공사를 설립하고 라진항 공동 개발에 합의하는 등 중국이 이 지역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데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 특구의 회생 전망도 밝아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한의 경제개방을 위한 양국간 사전협의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은 중국의 지원하에 신의주 접경 지역 등 기존 특구를 우선 활성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특구를 추가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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