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차단’ 경협합의도 위반

북한이 9일 한.미 연합연습인 ‘키 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취한 군 통신선 전면 차단 조치가 개성공단 출입 중단으로까지 불똥이 튀면서 북한의 남북합의 위반 문제가 다시금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군 통신선을 차단, 개성공단을 드나들고자 하는 남측 인원에게 입.출경을 허가하지 않음에 따라 이날 방북 예정이었던 개성공단 관계자 등 726명의 방북이 무산된데다 개성공단에서 귀환 예정이던 80명도 발이 묶였다.

북한은 잇단 대남 강경 조치로 한반도 위기 수준을 한껏 끌어올린 데 이어 대남 압박의 다음 수순으로 군 통신선을 끊었지만 이 조치가 결과적으로 경협의 장인 개성공단 출입마저 차단함으로써 남북합의 위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생산활동을 위해서는 자재 반출입 등 거의 매일 군사분계선(MDL) 통과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 북한이 군 통신을 통해 출입자 명단에 대한 승인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통신 차단조치는 사실상 개성공단 출입 차단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명백한 남북합의 위반이란 게 정부의 시각이다.

우선 2003년 1월 남북이 합의한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통행.통신.통관에 대한 군사적 보장을 위한 잠정합의서’ 제3조 위반 문제가 제기된다.

이 조항은 ‘쌍방은 승인된 인원.차량.자재 및 장비에 한해 군사분계선 통과를 허용하며 남북관리구역 자기측 지역에서의 안전보장을 책임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북한법인 개성공업지구법 20조만 보더라도 ‘중앙공업지구 지도기관과 해당기관은 공업지구 개발에 지장이 없도록 인원의 출입과 물자의 반출입 조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록 북한법이지만 남측 인사에 적용되는 만큼 남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합의를 어긴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당장 지난 1월30일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남북간 정치.군사 합의 무효화’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는 ‘정치.군사 합의’에 국한했지만 이번엔 ‘경제’ 분야까지 북한이 합의를 지킬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

북한의 대표적인 불이행 사례로 꼽히는 남북기본합의서와 불가침부속합의서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 금지와 평화상태가 이뤄질 때까지 정전협정 준수, 무력 불사용.불침략,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통제 협의 및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작년 4월 이후 남측 각료와 정책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까지 급격히 증가시켰고 1993년 이후 북한측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철수.폐쇄했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체결했지만 북한은 2006년 핵실험을 했다.

1, 2차 정상회담의 산물인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도 마찬가지다.

6.15 공동선언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국방장관회담 개최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북한은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국방장관회담도 7년 뒤에나 응했다.

10.4선언과 뒤이은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철도화물 수송, 남북관리구역 통행.통신.통관 등 3통(通) 군사보장 합의와 해상불가침 경계선, 공동어로구역 설정문제 등을 협의키로 했지만 북한은 12.1 조치로 이를 부인한데 이어 대화까지 거부하고 있다.

같은 해 7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재차 합의한 남북관리구역 3통 군사보장에 근거한 우리 군의 지원 제의에 대해서도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6.15선언과 2차 장성급군사회담 등에 따른 군사실무회담 개최와 비무장지대(DMZ) 철도.도로 연결, 군사분계선(MDL) 일대 선전수단 제거 약속은 이행하는 등 자신들에 유리한 합의사항만 선별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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