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국물’ 대신 ‘국수’ 달라”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북한의 식량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8일 보도했다.

방송은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경우 출근 때 점심 도시락 지참을 해야 하지만, 식량난으로 도시락 지참자가 줄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측은 개성공단 업체들이 북측 근로자들에게 제공해온 국물 대신 국수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공단 관계자들은 북측 근로자들이 모두 도시락을 제대로 싸온다면 당연히 고기가 들어가 있는 국물을 더 선호하겠지만, 도시락을 지참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있을 경우 밥 없이 국물만 마시느니 국수를 먹는 게 낫다는 판단 아래 국수를 요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 4년 동안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점심 먹는 모습을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면서 “우연히 북측 도시락을 본 적이 있는데, 도시락에 들어 있는 게 없었다며 마음이 매우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남측 공장관계자들이 북측 근로자들이 도시락 먹는 모습을 보려고 할 경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식당 접근을 막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내 일반 공장이라든지 기업소는 정상 가동이 어려워 거의 일이 없는 관계로 아침 식사를 거르더라도 그런대로 견딜 수 있지만, 개성공단의 경우에는 점심시간 외에 8시간 내내 계속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양 결핍 상태인 근로자들에게는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단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편, 김규철 남북경협시민연대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북측 근로자들의 결근율이 초창기 5%안팎에서 최근 15% 가까이 상승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