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의 식량지원에 정치적 의미 적극 부여”

북한 언론매체들이 지난주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계획 발표를 신속히 보도하면서 `이해와 신뢰증진’이라는 구절을 적대관계인 북한과 미국 사이에 사용한 것은 “국면전환을 충분히 예감케 하는” 것이라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23일 전망했다.

해외에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미국의 식량제공 신속 보도, 인민의 이목을 끈 정치술어 ‘신뢰증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올해 하반기 조미관계의 행방을 가늠해 볼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본지 평양지국에서 전해온 데 의하면, 신문, 텔레비를 통해 보도를 접한 인민들의 이목도 이 구절에 집중됐다고 한다”며 “인민들은 대미관계와 관련한 신문, 방송의 보도를 나라의 입장 표명으로 간주”하는데 “이번 보도를 보고 많은 인민들이 조(북)미관계가 ‘잘 되어 나갈 것 같다’는 소감을 말하곤 하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의 이런 소감은 “무슨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보도의 구절구절에서 받은 인상을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무책임한 짐작은 결코 아니다”고 신문은 말하고 미국의 발표에 대한 북한 매체들의 “적극적인 의의 부여는 6자회담 이행과 미국과의 적대관계 해소에 대한 조선(북한)의 입장이 확고부동하다는” 증명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북한 매체들이 그동안 “미국이 ‘원조’를 운운하는 데는 음흉한 지배주의적 속심이 깔려 있다”(노동신문, 2007.4.11)거나 “(미국은) 식량문제를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면서 우리를 압살해보려고 책동하고 있다”(민주조선, 2006.9.20)는 식의 보도태도를 보여온 것과 이번 보도태도를 대비시키기도 했다.

신문은 또 북한 매체들이 그동안 6자회담이나 북미회담 등을 보도할 때는 단순히 그런 사실만 전했었으나, 이번 미국의 식량지원에 대한 보도에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변의 전체상을 제시하고 평가하는 구절”이 있는 게 주목된다고 이례성을 거듭 지적했다.

이번 미국의 식량지원 결정을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식량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조선중앙통신의 (이해와 신뢰증진) 보도가 식량제공의 정치적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었다”는 것.

신문은 이어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등 “정치적 보상 조치”가 이행될 경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전환이 “행동으로 확인”됐다고 보고 “조선은 호응할 준비가 다 돼있는 듯 하다”며 “미국이 조선과의 적대관계 해소를 통한 비핵화의 실현을 계속 추구한다면 10.3 합의 이행의 완결 이후엔 양국관계에 보다 큰 전진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문은 그러나 일본에 대해선 “제재소동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다”, 남한에 대해선 “새 정권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외면한 것으로 하여 민족공조로 정세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하고 “10.3합의 이후에는 ‘조미회담의 효과성’을 보여주는 국제정치의 현실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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