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전방위 외교 공세

북한의 대미 외교공세가 오바마 행정부에 국한하지 않고 의회와 민간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초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초청해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도 북미 정부간 양자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에게도 적절한 시점에 방북해 달라는 공식 초청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위원장은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거물급으로,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국무장관 물망에도 올랐으며 현재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의회와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다.

북한이 케리 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이러한 그의 영향력과 함께 그 스스로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사와 의지를 가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체결된 북미간 제네바합의가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과정에 미국의 대북 중유제공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점도 큰 요인으로 지적되는데 이는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에 대한 공화당 의회의 견제때문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북한으로선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 제2차 핵실험, 그리고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 수령 거부 등으로 인해 악화된 미 의회의 분위기를 개선해 앞으로 북미 양자대화에 대한 의회의 지원과 지지를 얻는 고리로 케리 위원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전임 부시 행정부가 대북 압박 위주 정책을 펼 때도 의회에서 대북 협상론으로 균형을 잡아주던 톰 랜토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과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협상론을 폈던 짐 리치 하원 아태소위원장이 사망하거나 은퇴함으로써 북한으로선 이들을 대체할 중량감있는 인물이 아쉬운 처지다.

상원 외교위의 공화당측 간사인 리처드 루가 의원은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할 때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역시 대북 협상파로 분류가 가능하다. 당시 민주당측 간사로 루가 의원과 협력했던 조 바이든 의원은 부통령으로서 상원 의장이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프랭크 자누지 전문위원도 직접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어 북미간 협상을 지원할 수 있는 무게감있는 인물이다. 그는 대선 때 오바마 진영의 한반도정책팀장을 맡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뿐만 아니라 미국의 민간단체와 주요 인사들의 방북도 대거 받아들이는 등 민간분야와 접촉 및 교류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 소식통을 인용, “최근 북한이 단체인지 개인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25건에 달하는 미국인의 방북을 허용했으며 이에 대한 비자 발급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문화 교류와 경제개발 등 민간 차원의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북단을 구상하고 있다”며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분위기와는 별도로 미국과 북한간 민간 차원의 접촉도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만의 일방적인 대미 구애가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도 북미 정부간 양자대화와 앞으로 협상의 성공을 위한 신뢰기반 조성 차원에서 대북 경제.문화교류를 강화해 나가려는 생각임을 보여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을 초청해 장시간 면담을 가진 것을 계기로 상반기에 비해 확 달라진 북한의 대미 외교공세는 ‘150일 전투’식 `총공격전’을 연상케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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