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함남·황남에 美지원 밀 분배”

북한의 함경남도와 황해남도 일부 지역에서 미국이 지원한 밀과 옥수수가 분배되기 시작해 이를 받은 북한 주민들이 ‘위기’를 넘기고 있다고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4일 전했다.

좋은벗들은 이날 북한 소식지를 통해 “지난달 18일 황해남도 배천군과 일부 지역에 외국에서 들어온 밀이 운반되고 있다”며 “이번에 들어온 밀은 노동자들보다 농민들에게 먼저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함경북도의 경우는 “청진항에 들어온 밀을 각 군마다 400~500t씩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온성군 도시건설사업소에서는 종업원들에게 1인당 밀 23㎏씩 배급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특히 청진의 일부 지역은 ‘2호 창고(도.시.군별 양곡창고)’에 저장돼 있는 옥수수가 곰팡이가 피고 변질되는 바람에 “지원받은 밀을 2호 창고에 저장하는 대신 옥수수를 배급할 예정”이라고 소식지는 덧붙였다.

소식지는 미국의 대북 지원식량이 전달되자 북한 주민들이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앞으로 당국에 각종 명목으로 뜯길 생각에 근심도 함께 하고 있다는 현지 표정도 전했다.

배천시에 사는 강정인(38.가명)씨는 “이번 배급에 기쁜 게 사실이다. 우리집도 거의 죽다 살아남았다”면서도 “상반년에 배급이 없었을 때도 이것저것 내라는 게 많았는데 가뭄에 콩 나듯 주고 또 얼마나 갖다 바치라고 닦달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는 것.

좋은벗들은 또 함경북도 온성군의 경우 당국이 세계식량계획(WFP) 분배 감시요원들에게 살림 형편이 어려운 모습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해 주민들이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분배 감시요원이 들른 온성군 온탄구의 한 집은 “비가 샌 흔적이 역력할 정도로 매우 허름하고 초라한 곳”이었으며, 당국은 분배 감시요원에게 식량난 실태도 비교적 사실대로 전했다고 소식지는 말했다.

WFP는 지난달 초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1차분인 밀 3만7천t가운데 1만8천t은 서해 남포항에서 하역하고 나머지는 동해의 흥남항과 청진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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