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민군 출신 103인 ‘단독 전작권’ 반대성명

▲ 북한인민군이 김일성 광장에서 사열식을 진행하는 모습 ⓒ데일리NK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반대 여론이 예비역 장성, 지식인, 종교인 등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인민군 출신 100여명의 탈북자들이 19일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국방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북한 인민군 출신 탈북자들이 국내 현안문제에 집단적으로 공개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16일 양천구 소재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김정일의 남침 야욕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작권 단독행사 추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북한군 상위출신 임천용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 대위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북한 군사건설국 경비소대장 출신 임영선씨 등 20여명의 탈북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작권 단독행사를 반대하는 100여명의 북한인민군 출신 탈북자들의 서명을 받아 국방장관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전작권 단독행사는 김정일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북한이 민주화된 후 논의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김정일의 남침 야욕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전쟁위협을 과소평가하고 미국에 6∙25 전쟁 책임을 거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돕는 등 한반도 긴장을 부추긴 장본인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임 대표는 “북한이 대남전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군사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단독행사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인민군 출신들이 북한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도 “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는 전작권 단독행사는 김정일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김정일의 남침 준비를 경험한 사람들로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100인 서명에는 지금까지 북한 동·서해 해상육전대, 항공육전대, 경보병 여단, 인민군 정찰국, 휴전선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민경대, 평양시 방어사령부, 인민군 협주단, 국방체육단 등의 인민군 출신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