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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 회장을 면담한 이후 납북자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관심을 촉구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던 박용진(朴用鎭·34) 민노당 강북지역위원장(전 민노당 대변인)이 11일 오전 ‘납북자 해결을 위한 공청회와 당원 추진 모임 의사를 밝히는 두 번째 글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당원 게시판에 ‘최우영 회장을 만났습니다<2>’라는 제목의 글에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선 사람들이라면 더 이상 ‘부끄러운 집단망각’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나 일부 보수세력의 납북자 문제 거론은 대북공격용”이라며 “납북자 문제를 ‘화해와 통일의 상징’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민주노동당이, 진보진영이 (역할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11일 데일리NK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권영길 의원과 최우영 회장의 만남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당원들의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 개최, 당 기관지 <진보정치>에서 납북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라도 납북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하는 당원들의 모임을 추진해볼 요량”이라고 밝혔다.
NL계열이 주요 당직을 장악한 상황에서 납북자와 북한인권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노력하는 상황이고 부딪혀 봐야 알 수 있다. 이제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해가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박 위원장은 “(납북자문제 등이) 남한의 우익세력들처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면서 “북도 이기고, 남도 이기는 길을 (민노당이)가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용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을 만나고 난 소감을 민노당 게시판에 올렸다. 소외된 사람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민노당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내에서 반응이 어떤가?
필요한 지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도 않았다.
-비판적인 입장은 없었는가?
당 게시판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런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 부정적인 반응을 들은 적도 없다.
-최근 민노당 내에서 북한에 대한 관점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아졌는데.
계속 있었던 이야기다. 최근 당의 혁신 과제에 대한 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 문제가 부각되는 것 같다. 북핵 관련 결의문 채택을 시도한 적도 있다. 이런 활동들은 계속 있어왔다. 당이 어려운 만큼 혁신의 일환으로 이런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납북자 문제나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면 현재 민노당이 진행하고 있는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교류가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주요 당직자도 아닌 지역 위원장이 그런 우려까지 할 필요가 없다. 당원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내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납북자나 북한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북한에 문제를 제기하고 떠들썩하게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북을 공격적으로 대하는 것이 문제를 풀 수 있겠나? 조심스럽게 가야한다. 남한의 우익세력들처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북도 이기고, 남도 이기는 길을 가야한다.
-최우영 회장과 권영길 의원의 만남도 주선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일단 만나시면, 포괄적으로 이야기가 오고 갈 것으로 알고 있다. 권 의원실에서 이미 이런 문제에 대하 점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움직임이 있다. 당원들의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일 정권이 이러한 남한 진보진영의 지적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은 이런 문제에 대해 움츠려있다. 칼자루는 북한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자극적인 멘트를 가지고 문제 제기하는 것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북이 움츠려 들면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본 납치자 문제도 북한이 양보했음에도 유골 조작 사건이 터졌다. 인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 체제를 공격하는 접근은 곤란하다.
-과거 NL로 불리는 계열이 상당수 당직을 장악하고 있어 북한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부딪혀 봐야 알 수 있다. 노력하는 상황이다. 잘될 것으로 본다. 이미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는데 피해가기는 어렵다.
-납북자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접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보면, 인권 이야기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대북 공격용으로 하고 있다. 일부 북한인권을 말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세 번씩 거울보고 반성해야 한다. 과거 납북자 가족들을 감시하고, 고립시키는 체제에서 즐거웠던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노무현 정부도 싫어서 그 전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상황에서 북한인권 운운하는 것은 코메디다.
-진보진영이 적임자라는 뜻인가?
인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은 진보진영이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