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결의안 제안국 참여 의미는

정부가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이 주도한 북한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견지해온 ’인권문제의 보편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찬성’과 ’기권’을 오락가락했던 데서 벗어나 인권 문제가 갖는 보편적 가치를 판단의 중심에 두겠다는 것이다.

외교부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로 다른 사안과 분리해 인권문제 그 자체로 다루어야 한다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에 따라 EU 등이 주도한 결의안에 우리 정부도 뜻을 같이 한다는 차원에서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고 밝힌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정부가 올해 결의안에 찬성할 것이라는 것은 일찍부터 예상돼왔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감에서 ‘다음달 유엔에서 상정될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할 것이냐’는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의 질의에 “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북 인권결의안은 2005년부터 매년 유엔총회에 상정되고 있으며 EU와 일본, 미국 등 50개국 이상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왔다.

참여정부 시절 한국은 대북 인권결의안과 관련해 일관성없는 행보를 보였다.

2003년에는 유엔 인권위원회 표결에 불참한데 이어 2004~2005년 유엔 인권위원회 표결과 2005년 유엔 총회 표결에서 내리 기권했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인 2006년에는 찬성 표를 던졌다. 하지만 작년에는 논란 속에 다시 기권해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아가 정부가 단순한 찬성이나 기권이라는 입장 표명에서 벗어나 결의안 제안국에 참여한 것은 또 다른 함의가 있어 보인다.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온 북한 인권 문제에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기류는 최근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내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힘들더라도 원칙을 지키자’는 기류가 강하다는 정부 소식통의 전언과 맥이 닿아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일본과 EU가 유엔 총회에 대북 인권결의안을 제출하려는 것은 “자주적인 주권국가에 대한 용납못할 침해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런 북한이 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는 데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불을 보듯 뻔하고 이로 인해 남북관계에는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원칙에 따른 조치’라는 명분을 제시했지만 북한이 이를 곱게 볼 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남북관계 경색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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