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대미관망기 잘 활용해야”

“오바마 당선인의 대북 메시지가 나오고 그에 따라 북한이 대미 접근 전략을 세울 때까지가 남북관계에 매우 중요하다.”

국책연구소의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5일 이 같은 분석과 함께 정부가 전략적으로 대북.대미 행보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일(현지시간 4일)인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사진을 공개한 것은 백악관의 새 주인을 향해 `나는 건재하니 만나서 협상하자’는 신호를 보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런 만큼 북한은 한동안 상황을 관망하다 오바마 당선인의 대북 메시지가 나오면 그에 맞춰 본격적으로 대미 접근 전략을 수립할 것이고 그런 후에야 본격적인 대남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일각에서는 대북 삐라 살포 등을 문제삼으며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을 언급한 북한이기에 미국 대선이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와 함께 끝난 만큼 이제 대남 행보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 민간 단체의 삐라 살포가 중단되지 않고 있음을 문제삼으며 지난 달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 공언한 대로 개성공단 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의 대북 정책 방향이 천명되기 전까지 사소한 조치는 취할 지 몰라도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중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오바마의 첫 대북 메시지가 나올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질 경우 북한이 `주의환기’ 차원에서 대남 행동을 할 가능성은 있지만 미국 새 정부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심고 한미공조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것으로 귀결될 `대형사고’는 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예상대로 남북관계가 한동안 `소강’ 국면을 이어간다고 가정할 때 이 기간에 정부가 남북관계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당분간 대미 관계 개선에 올인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기 위해 남측과 계속 각을 세우려할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지만 반대로 북한 역시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가 자신들에게 득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적절한 명분만 생기면 대남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대미.대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우리로서도 북미대화가 활성화될 경우 다가 오게될 한반도 정세의 격변기에 남북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득될 것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미 관망기를 활용,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만들거나 최소한 적절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성배 박사는 “북한은 지금 우리가 조금만 손을 뻗으면 잡으려 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금강산 관광부터 재개하려는 행보를 적극 펴 나가고 미국 새 집권세력과도 대북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대북 인도적 지원, 북한이 요구한 군 통신 관련 자재.장비 제공, 10.4 선언에 포함된 일부 경협사업의 추진 제안 등에 정부가 전향적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 금강산 사건 등 남북간의 핵심 쟁점과 관련, 어느 한 쪽이 현재의 입장을 바꿔야 풀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남북간 불신의 골을 감안할 때 그것이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우리 정부의 `원칙 고수’ 기조가 여전하고 북한 또한 남측이 명분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천명한 대남 강경 기조를 당장 접을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금은 남북관계에서 양측 모두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미국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고 불능화 종료 등으로 핵문제가 진전돼가는 과정에서 남북이 체면을 살려가며 대화를 재개할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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