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들 경제활동 중 착취와 폭력에 노출”

탈북한 북한 여성들이 중국 등 제3국에서 기본적인 생존권을 박탈당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고 국가인권위(인권위)가 발표했다.


인권위는 22일 ‘탈북 여성의 탈북 및 정착과정에 있어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인권위가 국내 최초로 탈북여성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공간별(북한, 제3국 체류국, 우리나라)로 나누어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이를 통해 탈북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의 사회적 구조와 당사자의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보고서는 “지난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북한 여성은 국가의 모성보호 조치는 열악해져 생계를 위해 경제활동에 내몰리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착취와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 여성들은 탈북 후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공안의 추격과 불법체류자의 지위를 악용하는 브로커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을 경계하고 긴장하며 생활해야하고, 현지인들이 꺼려하는 힘든 일을 장시간 하면서도 신분적 약점 때문에 저임금으로 일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탈북자에 대한 멸시를 참아내는 과정에서 자아 정체성과 존중감을 부정하게 되는 경험을 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태국, 캄보디아, 몽골 등 제3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경우,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가장 힘들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으로 꼽고 있다”면서 “탈북 여성들은 수용소에서 이유없는 폭력에 시달리거나 화장실 이용을 통제당하고, 자리를 얻기까지 3일 동안 한 발로 지내는 사례도 있는 등 기본권을 부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를 두고 탈북한 경우 탈북 여성이 느끼는 죄책감, 성폭력, 매매혼과 인신매매 등을 경험했을 때의 정신적 상처는 심각한 수준으로, 이는 한국에 입국한 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육체적 질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탈북여성들이 국내 정착 전 조사 과정에서도 낙인과 상처, 트라우마(특정상황과 대상에 대한 극단적인 공포를 경험하는 현상) 치료와 지원의 부재, 차별을 재생산하는 적응 교육, 길들이기 식의 정부 지원 제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상 생활에서도 한국 사회의 물정을 몰라 부당 노동행위의 피해자가 되거나 사기 피해를 입는 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탈북 여성들이 자존감을 되찾고 사회적 주체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조사는 인권위가 동국대 북한일상생활연구센터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지난해 4~12월 탈북여성 여성 26명의 구술생애사적 심층면접조사와 지난해 8월 하나원에 입소한 여성입소자 248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조·중 접경 지역 방문 및 현지 학자·전문가·사업가·병원 관계자 면담을 실시, 국내 인권 전문가와 하나원 교육담당관, 심리상담사, 관계기관의 면담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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